증권업계 `토종 헤지펀드` 선점戰 본격화

금융투자업계가 헤지펀드 `고객 잡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헤지펀드는 차입ㆍ공매도 등 다양한 전략으로 절대 수익을 추구하는 사모펀드다. 국내에서 헤지펀드는 아직 준비 단계에 있다. 관련 상품 투자는 외국 헤지펀드에 재투자하는 방식만 가능하다.

하지만, 올해 헤지펀드가 허용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글로벌 펀드와 손을 잡고 투자 포럼 등으로 분위기 조성에 나선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상위 10개 증권사 가운데 절반이 글로벌 헤지펀드와 업무협약(MOU) 또는 판매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증권은 세계 최대 헤지펀드 운용사인 맨인베스트먼트와 MOU를 체결했다. 우리투자증권 등도 윈톤과 트랜스트렌드, 블랙스톤, 그레이엄 등 대형 헤지펀드들과 협력 관계를 맺어둔 상태다.

연기금의 움직임도 적극적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작년 12월 국내 헤지펀드 운용사로 한국투신운용을 선정했다.

한국투신운용 분석 결과, 국내 헤지펀드 시장은 2009년 말 1조원(수탁액 기준)에서 작년 말 1조3천억원으로 늘었다. 2007년 말 3조2천억원에서 2008년 말 1조5천억원으로 `반토막`이 났지만, 지난해부터 다시 몸집을 불리는 상황이다.

금융위기 영향으로 투자자들이 위험성을 꺼리면서 회복세가 다소 더딘 편이다.

한국투신운용은 30일 프라자호텔에서 `제1회 글로벌 대안투자(AI)포럼`을 열어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헤지펀드 투자의 목적이 `절대 수익`에서 `리스크 관리와 분산 투자를 통한 안정성`으로 바뀌고 있다"고 시장의 변화를 강조했다.

적절한 투자자 보호장치가 갖춰진 `토종` 헤지펀드가 허용된다면 시장 성장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재 금융위원회는 헤지펀드 도입을 포함해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헤지펀드가 도입되면 자문형 랩(Wrap) 시장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공매도 등 핵심적인 기능을 제외하면 랩도 헤지펀드 성격을 갖고 있어 고객층이 중복되기 때문이다.

하나UBS자산운용 진재욱 사장은 지난 29일 간담회에서 "헤지펀드 운용에는 운용 철학과 리스크 관리가 매우 필요하다는 점을 당국에 주문하고 싶다. 자문사들이 헤지펀드 진출에 관심을 두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진입 장벽을 높여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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