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올린 `SW 사관학교`, 차세대 SW인재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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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컴퓨터 프로그래밍으로 풀 수 없는 문제가 있을까요?”

 지난 17일 오후 성균관대 수원캠퍼스 반도체관 1층 강의실. 30명의 ‘소프트웨어 사관학도’들이 강의에 나선 김진수 교수(소프트웨어학과)의 갑작스러운 질문으로 고민에 빠졌다. 한 학생은 “감정과 관련한 문제”라며 나름의 답을 내놓기도 했다. 김 교수는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풀 수 있는 문제는 지극히 한정돼 있다”며 대표적 난제인 ‘홀팅 문제’를 소개했다.

 올해 처음 개설된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학과장 정태명)에서는 입학 직후부터 전공 수업을 받는다. 여느 대학 컴퓨터공학과에서 1학년 1학기를 교양 수업 중심으로 진행하는 것과 크게 다르다. 김미애(20) 학생은 “처음부터 전공에 대한 목표 설정이 가능해 좋다”고 말했다.

 5년의 산통 끝에 만들어진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가 올해 강의를 시작했다. 아예 ‘SW 사관학교’라는 별칭을 걸고 파격적인 실험에 나섰다.

 그동안 SW 산업계에서는 컴퓨터공학과 졸업생의 능력이 너무 떨어진다는 비판이 많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설학원에서 6개월~1년간의 붕어빵식 개발교육을 수료한 인력을 울며겨자먹기로 뽑을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SW 사관학교는 산업계의 비판을 수용해 창의성과 SW 전문성·글로벌마인드까지 두루 갖춘 인재 양성이 목표다. 전액 장학금 및 기숙사 입실과 학부생 연구실 제공 등 복지는 기본이다. 글로벌 마인드 함양을 위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부터 중국 베이징에 다녀왔다. 방학 때는 유럽과 미국 등을 여행하며 견문을 넓힌다.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이호근 삼성전자 부사장 등과 함께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의 CTO급 인사를 자문위원으로 위촉할 계획이다. 글로벌 기업의 인턴십도 예정돼 있다.

 학제도 다르다. 1학년부터 본격적인 전공과목 교육을 시작하면서 그동안 대학원에서 이수했던 전문 트랙을 3학년 부터 시작한다. 네트워크 SW·게임 SW·플랫폼 SW·보안·애플리케이션 SW·SW 이론 등 다양한 트랙을 운영하면서 학생이 자신의 적성에 맞는 트랙으로 전문성을 가지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학·석사 통합의 5년 과정이다.

 산학협력은 보다 밀도 있게 진행된다. 1학년부터 바로 시작되는 산학협력 방식은 SW 업체 한곳과 교수 1명·학생 3명이 팀을 꾸리면서 시작된다. 정태명 학과장은 “토마토시스템·지니네트웍스·넥스첼 등 국내 강소 SW 기업 7~8곳이 참가한다”고 말했다.

 업체당 1500만원을 팀에 지원한다. 이 종자돈으로 창의적인 ‘팀플’을 진행하게 된다. 주제는 자유다. 산업계에서 원하는 방향은 물론이고 틀을 벗어나 학생이 창의적인 발상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이끈다는 방침이다.

 정 학과장은 “우리나라 SW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려면 소수 대학만 SW 인재 양성을 선도하는 것으론 부족하다”며 “SW 사관학교 프로젝트가 자리가 잡으면 다른 대학에도 대가 없이 노하우를 전해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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