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여파로 국내 증시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자 상장사 여기저기서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를 떠받치고 있다. 일본발 악재가 기업 펀더멘털과 큰 관련이 없음에도 시장의 공포감이 팽배해지면서 주가가 크게 밀리자 상장사들이 주가 안정에 적극적으로 팔을 걷어붙인 셈이다.
특히 NHN은 2007년 주주총회 이후 최근 4년 연속 자사주 매입에 나섰는데 지난해 실적도 나쁘지 않아 올해도 대규모 자사주 취득을 기대하고 있다. 아직 회사 측은 "자사주 매입안이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지만 증권가에서는 `NHN이 대형 주가부양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솔솔 흘러 나온다.
김창권 대우증권 연구원은 "NHN은 최근 해마다 순이익의 30% 수준을 자사주 매입에 사용했다"며 "2010년 순이익이 전년 대비 늘어났기 때문에 올해 자사주 매입 규모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NHN은 지난해 4940억원의 순이익을 벌어들여 이전 수준만큼 자사주 매입을 한다면 그 규모는 1400억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제 자사주 매입에 나선 상장사들의 주가 향방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일본 지진 이후 증시 변동성이 크게 커지면서 자사주 매입 재료는 시시각각 전해지는 국외 소식과 투자심리 변화에 묻혀버리기 일쑤기 때문이다.
코스닥 광전송장비 제조업체 코위버는 지난 18일 15만주를 장내매수하기로 결정했는데 이는 전일 종가 기준으로 2억7525만원 규모다. 이 회사 주가는 14일 급락 후 지지부진한 상황이었지만 18일 공시 이후 5.99% 급등해 자사주 매입 덕을 톡톡히 봤다.
반면 코스닥 상장사 예림당은 17일 23억원에 달하는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음에도 주가는 7일 연속 하락세로 마감했고 그 이튿날에야 1.55% 반등에 그쳤다.
원전용 전동액추에이터 생산업체 모건코리아도 일본 원전사고 이후 주가가 급락한 와중에 17일 9억원어치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지만 당일 주가는 2.13% 하락했다.
[매일경제 전범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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