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대역도 글로벌 표준화 길 열려

 해외 통신 환경과 어긋나게 운영되던 국내 1.8㎓ 주파수 대역이 세계 표준에 맞춰진다. 해당 대역에서도 글로벌 로밍 서비스와 망 업그레이드 작업이 수월해질 전망이다.

 20일 방송통신위원회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방통위는 6월 말 사용기한이 만료되는 1.8㎓ 대역 주파수를 재할당하면서 사업자들이 해당 대역의 듀플렉스갭(상향과 하향 주파수 대역 사이의 간격)을 기존 90㎒에서 글로벌 표준인 95㎒로 바꿀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CDMA 서비스에 사용되는 1.8㎓ 대역의 듀플렉스갭은 2000년대 초부터 국내 통신장비산업 보호를 위해 해외 환경과 다른 형태로 유지됐다. 이로 인해 이 대역에서는 해외 로밍 서비스가 불가능하고 차세대 서비스로의 업그레이드도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방통위는 기존 2G CDMA 가입자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상황에서 원활한 네트워크 업그레이드를 위해서는 글로벌 표준화가 필요하다는 사업자 요구를 수용해 주파수 대역을 재조정하기로 했다.

 방통위는 듀플렉스갭이 넓어질 경우 늘어나는 주파수 요구량을 수용하기 위해 군사용 등으로 쓰이던 주파수를 조정하여 1.8㎓ 대역의 사용 가능 주파수 폭을 기존 60㎒에서 80㎒로 넓혀 놓았다.

 이에 따라 현재 1.8㎓ 대역을 사용 중인 KT와 LG유플러스는 글로벌 표준에 맞춰 서비스 환경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KT는 이달 말 재할당 신청시 듀플렉스갭을 95㎒로 바꿔 대역을 조정한 이용계획서를 방통위에 제출할 방침이다. KT는 듀플렉스갭을 조정하더라도 기존 서비스 대역과 겹치는 부분이 존재하고, 1.8㎓ 대역 가입자도 100만여명에 불과해 즉시 전환이 가능하다.

 다만 LG유플러스는 아직 900만 가입자 전부를 이 대역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만큼 7월 시작하는 800㎒ 대역 LTE 서비스로의 가입자 분산이 이뤄지는 3~4년 이후에나 실질적인 조정이 가능할 전망이다.

 방통위는 LG유플러스가 기존 대역 그대로 주파수를 재할당받아 사용하다가 듀플렉스갭 조정을 신청하면 잔여 주파수를 활용해 대역을 조정해줄 방침이다.

 방통위는 KT, LG유플러스의 1.8㎓ 대역을 비롯해 SK텔레콤의 800㎒ 대역 등 6월 말 사용기한이 끝나는 주파수 대역의 재할당 조건 수립 작업도 마무리지었다.

 방통위는 이들 대역의 사용기한을 각각 2022년 6월로 10년간 연장할 계획이다. 10년간 할당 대가는 통화품질이 좋은 저대역 주파수에 속하는 800㎒ 대역은 약 1조원, 1.8㎓ 대역은 총 8000억~9000억원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해졌다.

 방통위는 재할당 조건을 확정해 각 사업자에 통보한 후 이달 말까지 재할당 신청서를 받는다. 이후 4~6주간 심사를 거쳐 재할당 여부를 최종 확정한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