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 세상만사]방사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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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글로브가 지난 14일 촬영한 일본 후쿠시마 다이이치 원전.

 일본 대지진에 이은 후쿠시마 원전 폭발과 방사성 물질 누출 사고로 연일 마음이 무거운 한 주였다.

 네이버에는 일본 대지진과 해일로 인한 일본 피해, 쓰나미 등 지진 관련 검색어뿐만 아니라 원전폭발·방사능·피폭·세슘·요오드·붕산 등 키워드가 인기검색어 리스트에 올랐다. 일본 대지진 피해를 돕는 해피빈 긴급 모금함에는 네티즌들의 온정의 손길이 이어졌다.

 우라늄·플루토늄과 같이 원자량이 매우 큰 원소들은 핵이 무겁기 때문에 상태가 불안정해 스스로 붕괴한다. 이들 원소가 붕괴되면서 다른 원소로 바뀔 때 입자나 전자기파를 방출하는데 이것을 방사선이라고 한다. 방사능이란 이 방사선을 방출하는 능력을 말한다.

 일반인의 막연한 불안감과는 달리 인간은 항상 방사선에 노출돼 있다. 일반적으로 자연 상태에서는 연간 2.4밀리시버트(mSv)의 방사선에 노출된다. 땅속이나 우주, 콘크리트 벽에서도 방사선이 방출된다. 심지어 TV나 야광시계에서도 소량의 방사선이 나온다. 의료 방사선의 경우 X선 촬영은 한 번에 약 0.05mSv, CT 촬영은 8~10mSv가량 노출된다. 원자력법 시행령에 따르면 자연 방사선과 의료 방사선을 제외한 일반인에 대한 연간 방사능 피폭 한도는 1mSv다. 원자력발전소에 근무하는 종사자 등 특수직 종사자들은 연간 최대 한도가 50mSv다.

 인체에 위험한 방사능 노출량은 500mSv 이상으로 10~20%의 사람에게서 백혈구 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 1시버트(1000mSv)에서는 구토 및 설사 증상이 나타나며, 이 이상 노출된 사람들 중 5%가량은 암에 걸리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4시버트를 넘으면 노출된 사람 절반이 30일 내에 사망하고 7시버트 이상이면 피폭 후 며칠 내에 사망한다.

 원전 사고시 발생하는 주요 유해 방사능 물질은 세슘 137과 방사성 요오드 131 등이다.

 세슘은 체르노빌 원전사고 때 맹위를 떨친 물질로, 자연상태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강력한 감마선으로 암세포를 죽이기 때문에 자궁암 등의 치료에 사용되기도 하지만, 정상세포가 이에 노출되면 반대로 암이 발현될 수 있다. 골수암이나 폐암 등 각종 암을 비롯해 백혈병을 유발할 수 있으며, 방사능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무려 30년이나 걸려 피해가 길게 가는 악성 물질이다.

 방사성 아이오딘은 반감기가 8일 정도로 짧아 인체에 덜 치명적이지만 갑상선으로 침투해 갑상선암을 유발한다. 피폭 6시간 전까지 ‘안정화 아이오딘’이라는 치료약을 투여하면 이후 노출된 아이오딘은 체외로 배출된다.

 방사능 피폭량은 방사선의 세기와 시간을 곱해 나타낸다. 즉 피폭에 따른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노출시간을 줄이고 오염지로부터 멀리 떨어질수록 좋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