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포럼] 북한의 전자 도발에 철저히 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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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북한발로 의심되는 사이버, 전자 공격이 연이어 발생했다. 방통위는 3월 4일부터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된 디도스(DDoS) 사이버 테러에 이어 8일에는 새로운 악성코드가 출현했다고 경고했다. 또 3월 4일 발생한 GPS(위성위치정보시스템)의 장애가 북한의 개성 인근에서 나온 방해 전파에 의한 것임이 확인되었다.

 다행히 3.4 사이버 테러와 GPS 교란은 정부와 인터넷 서비스사업자(ISP), 보안업체의 유기적인 대응체계로 2009년 7.7 테러 때보다 큰 피해를 보지 않고 마무리되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나온 분석에 의하면 이번 테러는 지난 2009년 7.7 디도스 대란 당시보다 질적인 측면에서 훨씬 강한 공격이었기에 우려를 주고 있다. 또 공격의 주체 역시 북한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향후 북한의 전자 공격이 더 강해질 것에 대한 큰 우려를 안겨 준다.

 북한의 전자도발이 앞으로 훨씬 강해질 것으로 예상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 도발이 북한 후계자 김정은에 의해 주도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에서 대남도발을 직접 지시할 수 있는 사람은 단 두 사람 밖에 없다. 김정일과 그의 후계자 김정은이다. 현재 김정은은 김정일에 이어 북한 군 서열 2위인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다. 그런데 김정일과 그의 측근 장성들은 너무 늙어 IT과 인터넷에 대해 전혀 모른다. 그에 반해 김정은은 컴퓨터에 아주 밝은 세대다. 외국에서 유학도 했다.

 이를 반영하듯 북한전문 한 매체는 김정은이 2009년 7.7 사이버테러도 주도했으며, 이번 테러의 배후에도 김정은이 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은 후계자로 공식화되기 이전인 2007년부터 정보전자전의 일환으로 사이버테러부대를 자기 직할로 만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미 디도스 공격에 쓸 좀비PC도 40만대 이상 만들어 놓았고, 악성코드도 40개 이상 만들어 놓았으며, 이번에 사용된 것은 그 일부에 불과하다고 한다. 아울러 이번에 한국 GPS 신호를 직접 교란한 집행 부대는 정찰총국 산하 121 연락소라고 한다. 북한에서 연락소라는 것은 작전을 실제로 전개하는 부대를 말한다. 이 연락소는 남포에 본부를 두고 있고 해주, 개성 등 군사분계선 지역에 분소가 설치되어 있다. 이 분소들이 이번 한미연합훈련 기간 중에 GPS 방해 전파를 쏜 것이다.

 김정은은 젊은 후계자로서 자기의 입지를 구축하기 위해 사이버테러와 전자전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김정은이 작년 9.28 당대표자회 때 대장으로 전격 승진이 가능했던 것도 2009년 7.7 디도스 공격을 성공시킨 것이 크게 작용했다고 한다.

 한국은 세계 최고의 디지털 강국이다. 그런데 대북 관계에서는 오히려 한국의 강점이 약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북한은 사이버테러, GPS 방해 전파 등으로 우리의 강점을 무력화시키려 하고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EMP(전자기파) 폭탄이다. EMP 폭탄은 모든 전기·전자제품을 일시에 마비시키는 폭탄이다. 40㎞ 상공에서 대형 EMP탄이 터지면 반경 700㎞ 내 전기전자장치가 마비된다. 한반도 중심부에서 폭발하면 한반도 전체가 영향권에 들어가는 것이다. 물론 이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하지만 안보는 항상 최악을 염두해두고 준비해야 한다. 북한이 2008년부터 EMP탄 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다는 의혹이 한미 정보당국에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후계자 김정은의 강화되는 전자 도발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하태경 열린북한방송 대표 nkradi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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