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에 개미 투자자 돌아와

미국 뉴욕 주식시장에도 개미(일반투자자)들이 돌아오고 있다.

세계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에서 점차 벗어나면서 주가가 슬금슬금 오르는데다 경기회복을 위해 정책 당국에서 의도적으로 저금리 정책을 지속하자 마땅히 돈을 굴릴 데가 없어진 투자자들이 다시 증시를 기웃거리고 있는 것이다.

2년 전 3월 9일은 뉴욕 주식시장에서 최악의 저점을 기록한 날이다.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676에 마감, 사상 최고치였던 2007년 10월의 1,565에 비해 57%나 떨어졌다.

그 이후 지금까지 이 지수는 많이 회복해 거의 두배에 육박하고 있으며 다우존스 종합지수도 12,000선을 넘어 사상 최고치에 비해 2,000포인트 가량 낮은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주가가 이처럼 회복하면서 시장에는 `개미`로 지칭되는 일반투자자들이 돌아오고 있다는 신호가 많이 보이고 있다.

올들어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 뮤추얼펀드에 242억 달러를 순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에 967억 달러의 투자금을 인출한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다.

뉴욕시에서 한 홍보회사를 운영하는 리처드 두카스(48)씨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직까지 주식에 내 돈을 몽땅 밀어넣고 싶은 마음은 없다. 하지만 최악의 상황은 헤쳐나왔다고 본다"고 말했다.

두카스씨 부부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자신의 퇴직연금을 전부 현찰로 찾아놓을 정도로 소심한 투자행태를 갖고 있다.

이들은 10년전 기술주 버블이 붕괴되던 때 투자금을 모두 탕진한 이후 새가슴을 갖게 됐다고 털어놓는다.

하지만 이들 부부는 지금 자신감을 많이 회복해 자산의 85%를 뮤추얼 펀드에 투자하고 있다.

미국에서 고용 안정성이 높아지고 퇴직연금액도 늘어나며 경제 전반이 꾸준히 회복세를 보이면서 이처럼 개미투자자들이 증시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일반인들이 증시에 다시 관심을 갖고 있다는 조짐은 여기저기서 나타난다.

우선 증권사 등이 일반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향후 전망지수는 지난 2,3개월 동안 지극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주가가 회복되면 근로자들의 퇴직연금 수지도 개선되기 때문에 지난 몇년간 예상 연금액이 줄어드는 것을 봐왔던 일반인들도 요즘은 주가가 오르는 것을 즐거운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지금까지 직장을 갖고 있는 근로자들의 경우 앞으로 쫓겨날 가능성도 매우 낮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여유도 찾고 있다.

저금리 시대에 돈을 투자할 곳이 없다는 점도 일반인들을 증시로 끌어들이는 요인이다.

채권시장의 호황은 막을 내렸고 일반 금융기관 금리는 1% 미만으로 떨어졌다. 2년만기 양도성예금증서(CD) 수익률도 1.5%를 넘지 못하는 수준이다.

돈을 굴릴 데가 없자 투자자들은 이른바 `거의 채권과 같은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배당을 꾸준히 해주면서 망할 우려도 거의 없는 우량주를 사모으고 있는 것이다.

사업 컨설팅업을 하는 데브라 콘드렌씨도 저금리에 만족하지 못하고 4개월전부터 다시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그는 금융위기 이전에는 전체 투자금의 80~85%를 주식에 투자했지만, 지금은 그 비중이 30%로 줄었다.

그는 "1년 내내 은행에 돈을 넣어두어 봤자 이자를 거의 주지 않는다는 점이 나를 흔들리게 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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