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덩이` 가계부채 증시 복병되나

중동 사태와 국제유가 고공행진, 외국인 자금이탈 등 곳곳에 뇌관이 도사린 증시에 또다른 복병이 숨어있다.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가계부채 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떠오를 조짐이다.

가계부채가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은 시중금리 상승을 촉발해 가처분 소득을 줄이면 당장 개인의 주식 투자 여력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또한 소비 위축을 유도해 결과적으로 기업의 실적 둔화로 연결될 수 있다.

◇"부담 상당하나 큰 위협 아니다"=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말 기준 주택 담보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 규모는 795조3천759억원으로 800조원에 육박했다.

통계청이 조사한 작년말 전국 1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이자비용은 전년보다 16.3%나 늘었다.

최근처럼 악재가 지뢰밭처럼 널려 있는 상황에서 `눈덩이`처럼 커진 가계부채가 또 다른 불안요인이 되면 그 충격은 만만치 않을 수 있다.

박유나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물가 급등 등을 고려할 때 금리를 올리는 것이 옳은 방향이기는 하지만 가계부채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큰 위협은 안된다는 지적도 있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이사는 "가계부채 문제는 증시에 잠복된 부담"이라면서도 "금리 인상시 소득, 금융자산도 증가하는 점도 동시에 볼 필요가 있고 이를 감안할 때 충격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금리를 올리더라도 대출 금리 수준은 이전과 비교할 때 여전히 낮다"면서 "증시에 널려 있는 악재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크게 부각될 만한 재료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히려 물가불안이 현실화한 현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시장의 불확실성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이번달에 금리를 올린다면 다른 악재에 가려 묻혀 넘어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D 금리 급등…어떤 업종 피해 클까=주택 담보대출에 영향을 미치는 양도성 예금증서(CD) 금리는 지난 3∼4일 이틀 동안 0.1%나 급등했다. CD 금리에 연동된 주택 담보대출 금리는 더 올랐다.

이미 과도한 가계부채에 따른 이자비용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CD 금리가 올라 실질 이자부담은 더 커진 셈이다.

채권시장에서는 CD 금리가 3월말까지 최소 0.1% 정도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어 가계 이자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주식시장에서는 가계부채 부담 증가가 가계 부실 확산으로 이어지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분야는 소비 관련주가 될 것으로 지목된다.

특히 음식료, 유통 관련주가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여행과 항공 관련주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주는 수혜주 또는 피해주라고 똑부러지게 말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금리 인상만을 고려하면 대출자산에서의 수익이 커질 수 있다. 하지만 가계부채 부실이 확대되면 자산건전성 악화로 손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건설주는 더 직접적인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가계부채 상당 부분이 주택 담보대출로 구성돼 있어 부동산 시장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동준 HMC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건설주와 금리 사이의 상관성을 찾기 어려워 향후 기준금리가 몇 차례 상승하더라도 건설업 주가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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