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수조원대의 수요가 예상되는 군사 레이더용 고체상태전력증폭기(솔리드스테이트파워앰프, SSPA)를 국내 한 벤처 기업이 국산화했다.
알에프에이치아이씨(RFHIC, 대표 조덕수)는 질화갈륨(GaN) 반도체를 이용한 방위산업(레이더)용 앰프를 개발, 양산에 착수한다고 6일 밝혔다.
파워앰프는 주파수 신호를 안테나를 통해 내보낼 수 있게 충분한 크기로 증폭하는 장치다. 군사용 레이더에는 증폭기로 진공관이 사용됐으나, 최근 내구성이 뛰어난 SSPA가 이를 대체하기 시작했다.
이 제품은 S밴드에 맞는 앰프로, 출력은 1㎾다. 국내 한 방위산업 프로젝트에 채택돼 양산에 들어갔으며, 이 사업은 기존 진공관 앰프를 SSPA로 교체하는 작업을 포함하고 있다. 해외 방위산업업체 요청으로 1.5㎾ 추가 제작에 들어갔다. 1.5㎾용 앰프는 PCB 발주 상태다. 이에 따라, RFHIC는 올해 이 제품이 수출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화합물반도체를 이용한 앰프의 경우 기존 진공관보다 효율성이 뛰어나고 출력을 높일 수 있다. 또 시스템을 통합해 운영할 때 주파수 특성 변화에도 효과적이다. 뿐만 아니라 크기가 작고 부품교체가 편리해 군사시설 관리도 보다 수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는 군사용 장비를 국산화하면서도 핵심 부품은 국산화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거나 기능을 업그레이드 할 때 부품 교체에만 수개월이 걸리는 등의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앰프를 진공관에서 SSPA로 교체하는 바람이 불고 있어, 한 프로젝트마다 3000억원 가량의 앰프 수요가 쏟아질 전망이다. 정확한 수요 예측은 힘들지만 연간 수 천억원에서 수 조원대의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 제품은 SSPA의 핵심 부품인 반도체부터 앰프 모듈에 이르기까지 모두 RFHIC가 직접 설계했다.
RFHIC는 GaN 반도체를 이용해 통신장비용 앰프를 개발해 온 기업으로, 지난해에는 SK텔레콤과 공동으로 개발해 해외에 선보인 바 있다. 이 회사는 국내에서는 드물게 화합물 반도체를 개발 중이며, 세계적인 제품 개발을 위해 미국에 연구소를 두고 이 분야를 집중 연구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통신전자기기 제품을 통해 군사용 시장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RFHIC 민인상 전무는 “올해에는 방위산업 관련 매출이 큰 폭으로 늘 것으로 기대한다”며 “핵심 부품이 국산화되면 방위 산업 경쟁력도 증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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