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나 게임에는 ‘규칙(規則)’이 있기 마련이다. 규칙은 ‘여러 사람이 다 같이 지키기로 작정한 법칙’이다. 원래는 헌법이나 법률에 근거하여 정립되는 성문법(成文法)의 한 형식이지만 일반적으로는 가벼운 의미로 쓰인다.
상당수의 경기나 게임에는 참여자들이 규칙을 준수토록 하기 위해 심판을 둔다. 심판은 선수들이 규칙을 어길 경우 경고해 지키도록 하고, 그 정도가 심하면 퇴출을 시키기도 한다. 심판의 공정한 경기 운영은 게임이나 경기를 재미있게 만드는 요소중 하나다.
우리나라가 종주국이라는 자부심을 갖는 게임이 있다. 온라인게임이다. 온라인게임은 영화보다 큰 시장을 확보, 국내에서는 가장 성공한 콘텐츠로 대접받고 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게임산업이 막장으로 치닫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게임사들이 아이템을 직접 판매하고 나선 때문이다.
게임사들의 아이템 판매는 게임아바타 또는 게임을 원활하게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아이템부터 시작됐다. 이들 아이템은 게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데다 대부분 무료게임이었기에 애교로 봐줄 수 있는 정도였다.
문제는 온라인게임이다. 처음에는 이벤트 형식을 빌어 간을 보던 게임사들이 최근 들어서는 아예 홈페이지에 좌판을 벌려놓았다. 게임 내에서 능력치를 올려주는 아이템은 물론 승부에 영향을 미치는 아이템도 버젓이 판매한다. 심지어는 경험치까지 판다. 이도 모자라 매우 낮은 확률로 고급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로또식 아이템도 줄줄이 내놓으면서 사행성을 부추기고 있다. 축구경기로 치면 심판이 ‘1분 동안 유리한 판정을 내려주는데 얼마’ 또는 ‘한골에 얼마’식으로 돈을 받고 승부를 조작해주는 셈이다.
게임산업 성장의 이면에는 항상 부작용이 뒤따랐다. 특히 사회적인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게임 때문’이라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최근에도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각종 사건, 사고와 게임의 연관성이 부각되면서 또다시 ‘게임책임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더 이상은 이를 근거없는 마녀사냥식 떠넘기기라고 치부할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잇속 챙기기에 급급해 게임의 규칙마저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하는 게임사들에게도 분명 책임이 있다.
경인취재팀=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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