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 기업 올해 10% 이상 성장할 것"

올해 아시아·태평양(이하 아·태) 지역 기업들이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피델리티자산운용이 2일 전망했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은 이날 모회사인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이 자사의 아·태 지역 담당 애널리스트 7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11년 아·태 기업의 기회와 도전`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에 응한 피델리티 애널리스트의 77%는 올해 아·태 지역 기업들의 매출이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응답했으며, 영업이익이 1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는 대답도 50%에 달했다.

아·태 기업의 매출 및 이익성장에 대한 긍정적 전망의 배경에는 아시아 지역의 소비증가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점과 함께 기업의 재무구조가 유례없이 건전하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피델리티 애널리스트의 63%는 아·태 지역 기업의 재무제표가 `강력하다(strong)`고 평가했으며, `매우 강력하다(extremely strong)`고 평가한 응답자도 23%에 달했다.

매튜 서덜랜드 피델리티 아·태 지역 리서치팀 대표는 "아·태 지역 기업이 이렇듯 강력한 재무제표를 갖게 된 것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경기침체와 신용경색 과정을 거치며 막대한 현금을 축적해 온 덕분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역사적으로 볼 때 시장의 신뢰가 회복되면 기업들은 현금을 쌓아두기보다는 자본수익률 제고를 위해 이를 사용할 것이다. 이는 시장의 성장과 주주 가치 제고 측면에서 긍정적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피델리티 애널리스트들은 아·태 기업들이 올해 기존에 유보된 현금을 배당(23.5%)과 설비투자(23.5%), 기업인수(23.5%), 부채감축(11.8%), 자사주매입(5.9%) 등에 사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의 설비투자 전망과 관련해 피델리티 애널리스트 대다수는 기업이 매출증가율 이상으로 설비투자를 감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대비 설비투자 금액을 10% 이상 증액할 것으로 전망하는 애널리스트는 26.8%에 불과했으며, 73.2%는 설비투자 비율 변동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아·태 지역 기업이 직면하게 될 가장 큰 우려 사항에 대해 피델리티 애널리스트의 25%는 정부정책과 세금, 정부지출, 정치적 불확실성 등 `규제`를 꼽았고, 20%는 비용증가, 금리상승, 재정감축 등 `인플레이션`을, 10%는 가격경쟁, 가격압력, 국외경쟁, 국내소비 등 `경쟁`을 지목했다.

서덜랜드 리서치 대표는 "규제와 경쟁 관련 사안은 기업들이 매년 직면하는 통상적 이슈이나 인플레이션은 최근 들어 시장에 부상한 가장 큰 우려 사항이다. 임금 상승과 원자재 가격 상승을 통해 인플레이션이 심화한다면 이는 올해 아·태 기업 성장에 가장 큰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고 예상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서울과 호주, 홍콩, 일본 등 아·태 지역 6개 도시의 애널리스트들이 작년 1월부터 같은 해 12월까지 1년간 진행된 기업 미팅 결과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설문에 참여한 72명의 애널리스트 중 응답률은 80%를 기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