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설 국과위 최대 현안은 예산권 확보

 국가 R&D 예산에 대한 배분·조정권 확보가 상설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이하 국과위)의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다.

 24일 정부와 과기계에 따르면 국과위의 구체적 권한과 역할을 명시하는 ‘과학기술기본법 시행령’ 마련작업이 진행되는 가운데 기획재정부와 지식경제부가 국과위의 R&D 예산배분·조정권 부여에 이견을 드러냈다.

 지식경제부는 국과위가 과학기술 정책의 큰 틀을 제시하는 역할에 충실해야지 직접 예산배분이나 통제를 위한 조직이 될 경우 혼선만 가져올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특히 국과위가 예산배분권을 갖게 되면 기획재정부 예산실, 지경부 전략기획단 등과 기능 중복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

 최중경 지경부 장관은 “국과위가 과학기술 연구방향을 제시하고 우리 기술수준을 파악하고 심사하는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며 역할 확대를 경계했다. 지경부는 또 출연연이 국과위 산하로 편입하는 것에도 난색을 표했다.

 기획재정부 역시 예산에 대합 편성과 배부는 기재부 고유의 업무로 국과위가 이를 직접 관장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국과위는 국가 R&D사업에 대한 종합조정기능이 핵심”이라며 “지난해 통과된 과학기술기본법 내용을 보더라도 예산업무에서 기존 재정부의 역할이 크게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출연연을 국과위로 통합 이관하면 국과위가 집행부서로 매몰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경택 국과위 사무국장은 “개정된 과학기술기본법에는 R&D 예산에 대한 기획·예산·평가·자문 네 가지 기능이 분명히 명시됐다”며 “시행령을 통해 상세 내용을 보강하면 국과위의 예산권확보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민 자유선진당 의원은 “시행령으로 국과위가 예산 배분조정권 75%를 담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여전히 기획재정부가 편성권은 물론이요, 예비타당성 조사권한도 가지고 있는 한 연구자들은 재정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과기계 관계자는 “R&D 예산 배분·조정권은 국과위가 과학기술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핵심요소”라며 “신임 국과위원장 내정자가 이 같은 관계부처가 이견을 어떻게 조율하고 풀어갈지에 상설 국과위의 성패가 달렸다”고 말했다.

 국과위 상설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과학기술기본법’이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했지만 R&D 사업 범위와 예산 조정 규모가 명확히 명시되지 않았다. 국과위는 관계부처와 협의해 상설 국과위의 세부 기능과 역할을 담을 과학기술기본법 시행령 개정작업을 다음 달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김승규·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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