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칼럼]미국처럼 `클라우드 퍼스트`를...

 연일 쏟아지는 클라우드 컴퓨팅 관련 해외 뉴스를 보고 있자면 답답한 마음이 들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우리 정부나 업계가 너무 더디게 움직이고 있다는 생각에서다.

 클라우드를 안 한다고 당장 뭐가 문제냐고 얘기할지 모르겠지만, 클라우드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최대경쟁자가 아마존닷컴이고, 세일즈포스닷컴이 불과 몇년만에 서비스로서소프트웨어(SaaS) 시장의 지존으로 등극했다는 점은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핵심경쟁력이 국경없는 규모의 경제라는 점을 생각하면 우리나라 IT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계기를 놓치고 있다는 아쉬움도 든다.

 이런 답답함이 최근 들어 더 심해지고 있다. 이미 미국, 일본은 물론 유럽의 주요 국가들이 클라우드 컴퓨팅을 국가정보화 전략의 핵심적인 어젠다로 삼고 있는데, 우리는 ‘하는 둥 마는 둥’ 허송세월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미국 연방정부 최고정보책임자(CIO)인 비벡 쿤드라가 지난해부터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클라우드 퍼스트’ 정책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클라우드 퍼스트’의 핵심 사상은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미국 공공정보화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의지다. 이를 위해 쿤드라 CIO는 세 가지 핵심 과제를 제시했다.

 연간 800억달러에 달하는 연방정부 IT 예산 중 무려 25%를 클라우드 환경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이 그 첫 번째다. 두 번째 과제로 내년 6월까지 각 부처별로 3개의 서비스를 클라우드로 전환하도록 지시했다. 이 일환으로 미국 재무부는 최근 주요 인터넷 서비스를 아마존 EC2로 이관했다. 세번째로 정부부처 CIO는 반드시 ‘클라우드 퍼스트’를 IT 도입과 활용 프로세스에 접목해야 한다.

 한마디로 ‘클라우드 퍼스트’는 국가정보화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이미 클라우드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미국 IT산업에 더 힘을 실어주기 위한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우리는 어떤가. 2009년말 ‘범정부 클라우드 컴퓨팅 활성화 대책’을 발표한 후 1년여 동안 고작 테스트베드 하나 만들었다. ‘2014년 세계 최고의 클라우드 컴퓨팅 강국’이라는 거창한 목표를 세웠지만 이 정도로는 언감생심이다. 클라우드 전환 로드맵이나 클라우드 거버넌스 전략에 대한 내용이 없으니 국가정보화 대책이라고 할 수도 없다.

 적어도 이런 실행계획들이 필요한 시점이다. 당장 공공IT부문의 클라우드 전환 계획과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 중앙부처부터 가능한 서비스들을 민간 클라우드로 이전해야 한다. 정부통합전산센터의 클라우드화도 이렇게 지지부진하게 진행할 여유가 없다. 2012년으로 예정된 지방이전 공공기관의 데이터센터를 클라우드로 묶을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

 ‘클라우드 퍼스트’ 추진 배경과 주요 과제 등을 보면,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나 행정안전부가 대부분 베껴도 좋을 만큼 무릎을 탁 치게 만든다. 비벡 쿤드라 같은 통찰력과 실행력을 겸비한 국가 CIO가 없는 것이 아쉽지만 가야 할 일이 분명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박서기 CIO BIZ+ 편집장 sk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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