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D·컴퓨터그래픽(CG)·증강현실(AR) 등 문화기술(CT)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 기술을 제대로 표현해줄 수 있는 ‘콘텐츠’의 중요성도 커졌다. 하드웨어는 발전을 거듭하는 반면에 콘텐츠는 제자리걸음이다. 전자신문은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협력, 한국과 미국·일본·호주의 3D 관련 전문가들과 정부 관계자를 초청, 세계 각국의 기술 동향에 대해 살펴보고 콘텐츠 발전을 위해 우리나라 실정에 필요한 제언을 들어봤다.
사회를 맡은 조성룡 한국리얼3D콘텐츠제작자협회 수석부회장은 “콘텐츠산업의 핵심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며 “영상에 현실감을 불어넣어 시청자가 ‘몰입’하게 하는 기술과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가미해 ‘즐거움’을 주는 아이디어”라고 정의했다.
◇글로벌 CT의 흐름은 3D와 AR=노리오 나카무라 일본산업기술종합연구소 수석연구원은 “3D 영상에 손을 내밀면 촉감이 느껴지는 기술을 개발했다”며 “지금은 감촉만 느끼는 수준이지만 앞으로 데이터를 늘려 정밀도를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최근 글로벌 CT의 핵심은 3D라고 정의할 수 있으며 이와 연계돼 CG 기술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티븐 파이너 미국 콜롬비아대학교 컴퓨터과학과 교수는 “AR는 슈퍼볼 결승전 광고에 등장할 정도로 발전됐다”며 “다양한 디바이스를 통해 머리에 착용하는 방식부터 손으로 휴대하는 방식 등 AR 디스플레이 기법도 끊임없이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콘텐츠 표준 필요하다=전문가들은 조만간 3D 콘텐츠를 제작할 때에도 표준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다양한 입체 카메라가 속속 개발되면서 특허를 출원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해 촬영을 하는 방식 또한 수십 가지가 넘는다.
앤서니 피터 실리 호주 인텐스애니메이션스스튜디오 대표는 “3D 콘텐츠 기술은 각각 장단점이 있지만 아직 제대로 된 검증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며 “3D 콘텐츠는 사람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부작용인 메스꺼움이나 어지러움 등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시기는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는 말이다. 파이어 교수는 “여러 기술이 개발되기 전에 너무 빨리 콘텐츠 표준을 논의하면 관련 법안이 너무 단순해진다”며 “자유로운 개발을 막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나중에 살을 덧붙여야 하기 때문에 적용하는데 시간이 더 많이 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3D 콘텐츠 전문인력 양성해야=현재 우리나라에 3D 영상 총괄감독인 ‘스테레오그래퍼’는 단 한 명도 없다. 3D 영상에 대한 공학적 지식과 현장 경험 등이 풍부한 인력이 전무한 현실이다. 영화감독이나 촬영감독이 이 역할을 대신한다. 조 수석부회장은 “인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좋은 콘텐츠를 담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스토리텔러 작가의 부재도 문제다. 실리 대표는 “우리 스튜디오에서 3D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기 위해 스토리텔러 작가를 모집했지만 구하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CT가 초반에는 3D와 CG라는 첨단 기술로 인해 주목을 받겠지만 잠시일 뿐”이라며 “영화나 애니메이션, 게임 등의 내러티브를 3D에 어떻게 담아낼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