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도 마침내 `인플레 경보`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 결정시 과다하게 의존한다는 일부 비판이 제기돼온 이른바 `근원` 인플레가 지난달 예상치를 초과해 15개월 사이 가장 큰 폭으로 뛰면서 미국에도 `인플레 경보`가 본격적으로 울리기 시작했다.

미 노동부는 17일 변동이 심한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월에 전달보다 0.2% 상승했다고 밝혔다. 근원 CPI는 지난해 12월에는 0.1% 뛰었다.

지난달 근원 CPI는 당초 0.1% 상승할 것으로 전문가들이 예상했다. 지난달 상승은 지난 2009년 10월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식품과 에너지 가격까지 포함한 일반 CPI는 지난해 12월에 이어 1월에도 0.4% 상승했다. 전문가 예상치는 0.3% 상승이었다.

1월 근원 인플레 요소 가운데 의류와 항공료가 각각 1%와 2.2% 뛰어 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로이터는 미국 근원 CPI에서 의식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40% 가량이라면서 이 부분이 4개월째 상승했다고 강조했다.

로이터는 이 같은 근원 CPI 상승폭이 `인플레는 아직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연준의 기조를 당혹스럽게 만드는 것이라면서 갓 공개된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도 `인플레가 계속 진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연준이 판단하고 있음을 보여준 점을 상기시켰다.

PNC 파이낸셜의 스튜어트 호프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에 "인플레가 돌아왔는데 문제는 얼마나 빠르게, 그리고 얼마나 큰 폭이냐"는 점이라면서 그러나 "본인은 인플레가 (시장 일각에서 걱정하는만큼) 그렇게 빠르게 돌아오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반면 "연준이 바라던 대로 인플레가 바닥을 쳤다"면서 "문제는 수치가 (상대적으로 높아) 연준을 긴장시키는 수준"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고용 지표가 여전히 부진한 것도 `소프트 인플레이션` 시나리오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바클레이스 캐피털의 미 경제 담당 마이클 개펀 시니어 이코노미스트는 실업수당 첫 청구자 수가 늘어난 것으로 지난주 집계됐음을 상기시키면서 "우리 판단은 인플레가 지난해 4분기 바닥을 쳤지만 아직은 가격에 (본격) 전가되는 상태까지는 이르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매력이 뒷받침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플란테 모란 파이낸셜 어드바이저스의 짐 베어드 파트너도 "고용시장이 (여전히) 취약하고 이 때문에 전반적으로 임금 상승 압박이 미약한 상황이 근원 인플레를 견제한다"면서 "고용 수급이 매우 빡빡해지지 않는 한 (연준이) 불편한 수준까지 인플레가 심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토머스 회니그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장은 17일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 회견에서 미 경제가 "구조적"으로 개선되며 이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에 따라 "인플레가 서서히 상승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도 18일 전세계의 식량 파동이 확산되고 있음을 상기시키면서 `미국 소비자도 마침내 식품과 에너지 가격에 영향받게 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로이터는 17일 `미국 증시가 진짜 상승장이냐`는 분석 기사에서 뉴욕 증시의 가늠자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가 지난 2009년 3월의 바닥에 비해 두배 가량 뛰었다면서 그러나 아직은 `상승장`이라고 확신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로이터는 투자자가 인플레와 높은 실업률에 조바심을 내고 있음을 상기시켰다.

로이터는 월가 애널리스트들도 지금의 장세를 놓고 `장기 상승장`(secular bull market)이라는 쪽과 `순환 강세장`(cyclical bull market)이란 쪽으로 나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기 상승장이란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단기적인 조정이 이뤄지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지난 1982-2000년을 대표적인 케이스로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반면 순환 강세장은 말 그대로 순환적으로 증시가 호조를 보이는 것을 말한다.

JP 모건의 미 증시 전략가 토머스 리는 로이터에 "지난해에 장세를 질문받았더라면 순환 강세장이라고 대답했을 것"이라면서 지금과 같은 호조가 길어질수록 상승장이 몇년 더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는 채권시장의 투자 패턴이 `연준의 인플레 기조가 틀렸다`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앞서 분석했다.

로이터는 연준이 경기 사이클로는 최악인 디플레를 미리 막기 위해 어느 정도 인플레를 부추기는 정책을 취해왔음을 상기시키면서 그러나 채권시장 패턴은 이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쇼트셀링과 인플레 헤징에 돈이 몰리는 것이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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