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간 지속된 이집트 민주화시위가 호흐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의 퇴진을 불러오면서 이집트 관련 소식이 큰 화제가 됐다. 이집트 현지 소식과 한국의 민주화 과정과의 유사점 등 분석 보도가 계속되면서 ‘이집트 시위원인’ ‘이집트 무바라크’ 등 시위와 직접 관련된 검색어의 유입률이 크게 늘어 네티즌들 사이에서 이번 이집트 민주화 혁명에 관한 호기심이 매우 높아졌음을 보여줬다.
무바라크는 와르 사다트 전 이집트 대통령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게 암살당하고 난 후 미국의 지원으로 30년간 이집트를 장기 집권했다. 이 기간 동안 이집트는 인구 8000만명 규모의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그에 맞는 경제 성장을 이루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낙후된 경제와 정치 환경으로 인해 고통받던 국민 정서가 폭발한 것이 이번 시위를 촉발시킨 근본적인 원인이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25일 시작된 이번 시위에서는 인터넷이 독재정권 반대 세력의 주요 통신 수단이 됐고, 구금과 폭행 등 무리한 시위 진압 과정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전 세계의 이목이 이집트 민주화 과정에 집중됐다. 이에 따라 이집트 정부는 인터넷을 차단하는 등 시위 확산을 막기 위해 노력했지만, 호흐니 무바라크 정권은 결국 거센 민주화 요구에 굴복하고 지난 13일 마침내 퇴진을 발표했다.
민주화 시위 이후 새로운 정권 수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지난 15일 이집트 군부는 열흘 내에 헌법 개정 작업을 마무리하고 8월까지 새로 구성될 민간정부에 권력을 이양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간 최대 야권그룹이자 정치활동 참여가 금지됐던 무슬림형제단과 시민혁명의 중심 역할을 했던 청년 활동가들도 민주화 혁명이 시작된 날에서 이름을 딴 ‘1월 25일당’을 창당하고 18일 ‘승리의 행진’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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