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걱정없는 명품학교, 인력 걱정없는 중소기업] (6)춘천기계공업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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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기계공업고등학교 학생들이 교내 공동실습소에서 용접 실습을 하고 있다.

 공기청정기 및 정밀판금 전문기업 우트론에 근무하는 민부기씨(21)는 춘천기계공업고등학교 2학년 재학시절,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산학연계 맞춤형인력양성사업에 관한 소개를 받고 이 기업에 취업을 결정했다.

 민씨는 “금융위기였는데도 회사가 유급 휴가와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것에 무척 감동했다”면서 “직원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회사에 강한 애사심이 생겼고 병역특례도 받게 돼 매우 만족한다”고 말했다.

 강원도 춘천시 후평공단에 있는 춘천기계공고는 1970년 설립돼 현재 1355명 학생이 재학 중이다. 사내 공동실습소에서 신기술을 습득한 학생은 졸업 후 산업현장에 진출해 활약한다.

 이 학교의 노력은 2007년 산학연계 맞춤형인력양성사업을 시작하며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다양한 산업체 실무 교육 프로그램 덕에 현재 졸업생들의 입에서는 ‘취업의 황금시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 사업으로 거둔 결과는 기대 이상이다. 수료율 100%, 취업률 100%의 성과를 거뒀다. 프로그램을 수료한 모든 학생에게 지원한 기업에서 2년 동안 근무할 수 있는 혜택을 줬다. 학교와 기업이 맺은 협약에 ‘기업은 2년 동안 입사한 학생을 돌봐야 한다’는 내용이 있어 가능한 일이다.

 2007년 당시 공업고등학교의 기술 교육은 실제 산업현장의 기술과 동떨어져 학생들이 취업 후 새 기술을 터득해야 했다. 졸업생이 이직하거나 배운 기술을 포기하고 진로를 바꾸는 일도 빈번했다.

 이 학교 김창석 교장은 “기업이 원하는 기술을 연마한 학생을 양성하기 위해 산학연계 맞춤형인력양성사업에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사업에는 컴퓨터응용기계과, 디지털기계과, 빌딩자동화과, 뉴테크디자인과 4개 학과가 참여했다. 교내에서 학생을 모집해 93명을 선발했고, 참여 학과는 협약 기업이 원하는 내용을 바탕으로 새로운 교육과정을 펼쳤다.

 컴퓨터응용기계과는 생산 자동화라인 기술과 컴퓨터응용기계를 다룰 수 있게 했고, 미래 첨단 산업사회 기술도 익히게 했다. 디지털기계과는 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설계와 가공분야 기술인을 양성했다. 빌딩자동화과와 뉴테크디자인과는 첨단기자재를 구축해 새로운 기술 교육을 제공했다.

 이 학교는 ‘참된 기능인’이라는 책자도 만들어 입학과 동시에 전교생에게 나눠줘 졸업 전까지 내용을 숙지하게 했다. 또 홈페이지에 취업 지원센터 구인란과 구직란도 개설했다.

 남학생은 취업 후 2년 동안 입영을 연기할 수 있는 혜택도 누린다. 더불어 기업체에서 요구하는 자격증을 취득하면 산업기능요원으로 인정받아 병역특례 지정 산업체에서 근무할 수도 있다.

 이 학교는 졸업생 취업자를 분기별로 찾아가 기업에서 겪는 애로사항을 듣고 기업 임원들과 문제점 개선도 논의한다.

 김영득 담당교사는 “이 사업은 학생에게 올바른 직업의식과 진로 선택이 가능하게 해 동기를 부여하고 준비할 기회를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이런 노력은 전문 인력이 필요한 기업에도 도움이 됐다. 우트론은 2008년 이 학교와 협약을 맺고 학생 4명에게 레이저 가공 및 도면해독, 측정기 사용법과 기본 제도 등을 가르치고 있다.

 임연섭 우트론 대표는 “학생들이 성실한 근무 태도와 기술을 보여줘 직원들에게 좋은 자극이 된다”며 “취업생이 기업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작업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취업생이 진학을 원할 땐 최선의 방법을 동원해 인근 대학에 진학할 기회를 제공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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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기계공업고등학교 학생들이 교내 공동실습소에서 기계 가공 실습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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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기계공업고등학교 학생이 교내 공동실습소에서 기계 가공 실습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