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언론에 미국과 한국이 극비에 김정일 유고에 본격적으로 대비하는 쪽으로 한미연합훈련 계획을 변경한 사실이 보도됐다. 이에 ‘전쟁의 회오리’ ‘김정남 카드’ ‘경제적으로 위험한 한반도’ ‘또 다른 분단, 경제분할 된 한반도’라는 4개의 한반도 통일 시나리오를 개략적으로 예측한 데 이어 ‘경제적으로 위험한 한반도’의 시나리오를 좀 집중적으로 그려 보고자한다.
김정일이 급작스럽게 사망한 지 6개월이 지난, 2019년 12월 25일 휴전선이 무너지면서 한반도의 통일이 성탄절의 깜짝 선물처럼 눈앞에 나타난다. 한 달 후인 2020년 1월 말, 서울을 비롯한 남한의 모든 거리에는 통일의 기쁨이 가득했고, 전 세계 언론들도 앞 다투어 통일한국의 미래 청사진과 경제적 도약을 예측했다.
그러나 향후 20년 동안 감당해야 할 통일비용 때문에 통일 허니문은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정부는 HSBC, 피치(Pitch) 등의 예측을 근거로 매년 남한 GDP의 3~4%정도인 대략 30조~50조원 정도의 통일비용이 들 것이라며 국민들을 안심시키지만, 한국개발연구원, 조세연구원, 그리고 민간연구소들은 매년 최소 10-12% 내외인 100조~130조원 정도의 비용이 향후 20년간 필요하다는 예측치를 쏟아 낸다.
북한의 경우 도로시설 이외에도 철도망, 항만, 전력망 등 거의 모든 사회시설을 다 교체해야 하고, 경제 재건을 위해 필요한 공장들과 주택도 전부 다시 건설해야 하고, 심지어는 산에 나무까지도 전부 다 심어 주어야 할 상황이 온다.
주택의 경우 남한의 분양가 수준의 절반으로 공급을 한다고 해도 북한주민들이 이런 비용을 감당하기는 불가능할 것이기 때문에 결국 정부가 공공임대주택을 짓는 수 밖에 없고 2006년 기준으로 2311만 여명인 북한 주민들에게 장기 임대주택을 제공하려면 300-400만 호를 신규공급 해야 하며 최소한 400조~600조원의 공공자금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통일 이후 북한 주민들의 소득을 얼마나 빨리, 얼마나 많이 끌어 올리냐다. 독일의 경우 1990년 통일 당시의 총인구가 서독의 25% 수준이며 1인당 국민소득도 서독의 40%나 된 동독 주민들의 평균소득을 서독 수준의 70%정도까지 끌어 올리는데 20년간 2300조원 정도가 투입됐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이 5.9%에 불과하고 인구도 남한의 50% 가까이 되는 상황이어서, 유럽계 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CS)는 2008년 보고서에서 북한의 소득을 남한의 60% 수준으로 올리려면 대략 20년 간 1조5000억달러(1680조원 정도)가 필요하다는 계산을 했다. 이렇게 될 경우, 일부 전문가들은 국가부채비율이 2010년 33.8%의 4배 수준인 2040년에 147%까지 높아질 수 있으며 자칫 제2의 외환위기에 빠질지 모른다는 우려를 한다.
결국, 한국 경제상황의 위험성을 계속 경고하는 보도가 나오면, 주식시장은 크게 흔들리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 조짐이 나올 것이다. 부족한 통일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정부가 시급히 대규모 국채와 지방채를 발행하고 동시에 세금과 공공요금의 전격적인 인상을 단행하며 노인과 서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복지와 의료비용들을 삭감해 재정지출을 줄이자는 주장도 난무하게 될 것이다. 정국이 또 다른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될 것이다.
최윤식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장 ysfutur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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