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새 CEO…영업경쟁 예고

금융지주회사들이 최고경영자(CEO)를 새로 선임하는 등 진용 재정비에 나서면서, 작년에 금융권에 몰아닥친 최고경영자(CEO) 리스크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도 내달 중에 끝날 예정이어서 은행권은 조만간 `빅4` 체제 경쟁에 돌입한다. 이미 금융위기 이전 수준의 실적을 회복한 4대 금융지주들은 올해 진검승부에 나설 채비를 하면서 본격적인 영업대전을 예고하고 있다.

◇4대 금융지주 CEO 선임 마무리…CEO 리스크 해소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전날 차기 회장으로 한동우 전 신한생명 부회장을 내정했다.

한 회장 내정자는 오는 21일 이사회와 내달 말 주주총회를 거쳐 신한지주 회장에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이로써 지난해 회장과 사장, 행장 등 경영진 `빅 3`로 인한 신한사태는 모두 정리된다.

우리금융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도 이날 회의를 열어 이팔성 회장을 차기 회장 내정자로 발표했다.

내정자는 내달 4일 이사회를 거쳐 같은 달 25일 주주총회에서 선임된다. 이 회장은 2001년 우리금융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했다.

하나금융지주도 내달 9일 이사회를 열어 등기임원 후보를 결정한 뒤 주주총회에서 등기임원을 선임한다. 이후 이사회가 등기임원들 중에서 회장을 확정한다. 하나금융 안팎에서는 내달 임기가 끝나는 김승유 회장이 연임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따라서 지난해 CEO를 교체한 KB금융지주까지 4대 금융지주사들의 새 회장 인선이 내달 말께는 모두 마무리된다.

◇실적 정상궤도…영업대전 예고

이처럼 4대 금융지주들은 CEO 선임 작업을 마무리함으로써 CEO 리스크 등으로 인한 불안 요인을 없애고 올해 영업 등에만 전력을 다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이미 금융지주사들은 지난해 금융위기 이전의 실적을 회복, 정상궤도로 복귀했다.

신한금융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조3천839억원에 이른다.

우리금융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등에도 불구하고 1조2천42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하나금융의 순이익도 3년 만에 1조원을 넘었다.

KB금융이 충당금 적립과 희망퇴직 비용 등으로 883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는 데 그쳤지만, 일회적인 요인에 따른 것이지 영업이 약화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이미 4대 금융지주들은 본격적인 영업 확대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작년 최고경영진 간 내분 사태로 5개월간 개점휴업 상태였던 신한금융은 차기 회장 내정을 계기로 본격적인 영업에 나설 계획이다.

신한금융은 전날 한동우 전 신한생명 부회장을 회장으로 선임한 직후 이사회를 열어 삼화저축은행 매각 입찰에 참여키로 결의하는 등 최고 금융그룹의 명성 회복을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지주는 우선 신한금융 사태로 분열된 조직을 다시 하나로 통합하고 주춤하던 영업력을 확대하고 해외 등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는 데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신한금융은 새로운 성장 발판을 구축하기 위한 신한 2.0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가동할 방침이다. 신뢰 회복과 성장동력, 미래투자, 조직 활력 등이 신한 2.0 구현을 위한 핵심 과제다.

한 회장 내정자도 조만간 신한금융 내분 사태 주역인 라응찬 전 회장과 신상훈 전 사장, 이백순 전 행장은 물론 재일교포 주주, 경쟁 후보였던 한택수 국제금융센터 이사회 의장, 최영휘 전 신한금융 사장 등과 만나 분파주의 극복을 모색할 예정이다.

신한은행 역시 작년 말 서진원 행장을 새 선장으로 맞아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브랜드지원본부를 신설하는 등 고객 신뢰 회복에 나선 상태이다.

우리금융도 올해 민영화 재추진과 해외 진출 등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장은 전날 면접에서 우리금융 민영화를 재추진하고 세계 50위, 아시아 10위의 금융그룹으로 도약시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또 M&A 등을 통해 비은행부문을 강화하고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도 강조했다.

2009년 이 회장이 개발한 우리금융의 새 혁신 브랜드인 `원두 경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고객중심의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하나금융은 내달 중에 김승유 회장 연임과 외환은행 인수 등의 굵직한 현안을 마무리 짓고 조직 간 통합과 시너지 효과 극대화 등을 위한 작업에 나선다.

KB금융 역시 올해 은행부문에서 2조6천억원의 순이익을 목표로 잡았다.

KB금융은 스마트금융 등 신(新) 금융서비스를 대폭 확충하고 녹색산업 관련 상품을 개발하기로 했다. 아울러 자산관리 부문 역량 강화와 미래 고객에 대한 투자, 마케팅 확대 등도 추진키로 했다.

동부증권 이병권 애널리스트는 "올해는 은행들이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등의 정책 방향을 보면서 작년보다 대출 확대 등에서 경쟁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과거처럼 심한 외형 확대 등에만 매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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