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형차 시장이 2위 자리다툼으로 뜨겁다.
기아자동차가 작년 이 급에서 만년 수위인 현대차의 쏘나타에 이어 14년 만에 2위 자리를 되찾으면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작년 `디자인 종결자`라 불리는 K5 출시 덕에 중형차 7만9천491대를 팔아 15만2천23대가 팔린 쏘나타에 이어 중형 세단 부문 판매 2위에 올랐다.
기아차가 중형차 시장에서 판매 2위를 차지한 것은 지난 1996년 크레도스가 2위에 오른 이래 14년 만이다.
크레도스는 당시 9만1천982대가 팔려 대우차의 프린스를 3천여대 차이로 제치고 쏘나타에 이어 2위에 올랐지만 이후 줄곧 3위에 만족해야 했다.
1998년엔 삼성차의 돌풍으로 중형차 4대 중 4위를 차지하는 굴욕까지 겪었다.
1999~2000년엔 매그너스를 출시한 대우차가 2위를 달렸고, 2001년부터 2009년까지 내리 9년을 르노삼성의 SM5가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그 사이 기아차는 옵티마와 로체 등 신모델을 잇따라 내놨지만 `2등 회사`라는 이미지와 품질 문제 등으로 경쟁차들을 따라잡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러다 로체 이노베이션으로 디자인과 품질 혁신을 시도하던 기아차는 결국 작년에 K5라는 역작을 탄생시켜 전 세계로부터 극찬을 받으며 `백조`로 거듭났다.
이 같은 평가는 판매에서도 이어져 작년 초 풀체인지 모델로 재탄생한 르노삼성의 뉴SM5를 2천여대 앞지르면서 2위 탈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올해 2위 싸움은 예측 불허다. SM5도 매달 6천~7천대가 팔리는 모델인데다 작년의 패배를 교훈 삼아 올해 마케팅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일단 지난 1월에는 K5가 6천803대 팔려 5천671대의 SM5를 1천100여대 앞섰다.
쏘나타는 8천40대가 팔려 역시 1위를 내달렸다.
눈여겨볼 대목은 K5는 현재 대기고객이 1만9천여명에 달해 현재 계약해도 2~3달은 기다려야 차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월 고객 수요가 6천~7천대라는 게 아니라 수출물량을 고려해 그 정도만 내수시장에 내놓는다는 의미다.
쏘나타가 대기수요가 거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K5도 쏘나타 못지않게 많이 팔린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여기에 기아차는 올해 K5 하이브리드 모델과 2.0 터보 GDI 모델을 라인업에 추가할 계획이어서 2년 연속 2위 수성 가능성은 작지 않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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