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휴대폰 제조업체 교세라가 미국 제3위 이동통신사업자인 스프린트넥스텔과 손잡고 스마트폰 ‘에코(Echo)’를 북미 시장에 출시한다는 소식이 국내에 전해졌다. ‘에코’는 교세라가 스마트폰 중 처음으로 3.5인치짜리 스크린 2개를 장착, TV를 보면서 인터넷을 동시 검색하는 등 멀티태스킹 기능을 대폭 강화한 안드로이드 OS 계열의 제품으로 소개됐다.
양사의 ‘에코’ 출시는 남다른 의미를 담고 있다. 교세라 입장에선 고전을 면치 못하는 스마트폰 단말기 시장에서 대반전을, 스프린트넥스텔 입장에선 제1·제2 이동통신사업자인 버라이즌와이어리스와 AT&T의 아이폰에 대응하는 성격을 띠고 있다. 특히, 일본 교세라 입장에선 ‘에코’는 북미 스마트폰 단말기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우기 위한 비밀 병기로 거론되고 있을 정도라고 한다.
사실 1990년대 후반만 해도 일본 업체들은 전 세계 단말기 시장의 5분의 1을 점할 정도로 휴대폰 강국으로 군림하던 시절을 누렸다. 이후 2000년대 초반부터 노키아·삼성전자·LG전자 등에 추격을 허용하면서 세계 시장에서 철수, 일본의 휴대폰 사업은 급격히 몰락했다.
게다가 일본은 피처폰 위주로 휴대폰 사업을 벌여온 탓에 스마트폰 단말기 경쟁에서도 맥을 못 추고 있는 실정이다. 자국산 브랜드에 애착이 강한 일본 통신사마저 애플의 아이폰과 삼성의 갤럭시폰을 잇달아 선택하면서 내수 시장까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교세라는 사용자 편의성과 글로벌 표준에 맞춘 ‘에코’를 통해 휴대폰 강국의 재건을 꿈꾸고 있다. 세계 휴대폰 시장 판도변화를 일찌감치 감지 못한 일본 휴대폰 업체의 뒤늦은 반성이 앞으로 세계 시장에서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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