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문병주 씨(가명)는 최근 IPTV에서 보던 영화나 스포츠 경기를 스마트폰에서도 볼 수 있다는 통신사 서비스(N스크린)에 가입했다. IPTV로 농구 중계를 보다가 외출할 일이 새겨 스마트폰을 챙겨 나갔지만 경기를 볼 수 없었다. 스마트폰에서는 IPTV의 실시간 방송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문씨는 "스포츠 중계 때문에 N스크린 서비스에 가입했는데 정작 실시간 방송을 볼 수 없다는 점에 대실망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업자들이 N스크린 서비스를 이미 시작했거나 곧 선보일 예정인 가운데 이 서비스가 규제에 묶여 있어 `그림의 떡`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N스크린은 하나의 콘텐츠를 PC·스마트폰·TV·태블릿PC 등에서 끊김없이 볼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예를 들어 PC에서 드라마를 보다가 중간에 멈추고 밖에 나갈 일이 생겼다면 스마트폰으로 다시 접속해 끊긴 부분부터 볼 수 있다. TV나 태블릿PC로 옮겨도 마찬가지다. 모든 스마트 기기에서 이용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자연수(Number)를 의미하는 `N`을 붙였다.
그러나 실시간 방송이 안 되고 사용할 수 있는 단말기가 제한돼 있는 등 벌써 여러 암초에 부딪히고 있다. 여기에 서비스 비용이 높아질 우려까지 제기된다.
멀티미디어방송(DMB) 외에 실시간 방송을 하기 위해선 방송통신위원회의 허가가 필요하지만 `모바일IPTV`에 대한 법적 근거가 아직 없어 절름발이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시작한 SK텔레콤의 N스크린 서비스 `호핀`에서도 주문형비디오(VoD)만 볼 수 있다.
케이블 방송이나 IPTV에 비해 높은 이용요금을 내야 하는 것도 문제다.
케이블TV 방송사(PP) 등 콘텐츠 사업자들은 기존 방송 외에 스마트 디바이스로 콘텐츠를 확대하려면 더 많은 비용을 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콘텐츠 업체들은 스마트폰용 콘텐츠, 태블릿용 콘텐츠 등에 별도 비용을 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통신사들은 한번 비용 지불로 여러 기기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문상필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IPTV협회) 기획부장은 "콘텐츠업체 요구를 수용하면 현재 IPTV에서 편당 1000~2000원인 콘텐츠 이용료가 크게 올라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N스크린 서비스를 하고 있는 미국 버라이존이나 프랑스 SFR 등도 콘텐츠 확보 문제로 서비스 부진을 겪고 있다.
N스크린 전용 단말이 부족하고 많은 사람이 대용량 동영상을 한번에 즐길 수 있을 만큼 모바일 인프라스트럭처가 고도화하지 못한 점도 문제로 꼽힌다.
김윤화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전문연구원은 "N스크린 서비스에는 단말기 사양, 콘텐츠 확보, 데이터 저장공간 부족 등의 문제가 제기된다"면서 "제도 지원이 뒷받침되고 업계 간 대승적 협력을 해야 모바일 생태계 경쟁력이 강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N스크린
스마트폰 PC 태블릿PC TV 등의 다양한 기기에서 영화 드라마 뉴스 등 동영상을 끊김없이 이어서 볼 수 있는 서비스. PC에서 드라마를 보다가 중간에 멈추고 밖에 나갈 일이 생겼다면 외부에서 스마트폰으로 다시 접속해 끊긴 부분부터 볼 수 있다. TV에서 보다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접속해볼 수도 있다.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수많은(N) 기기의 스크린`에서 이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황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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