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벤처 기업들의 롤 모델 휴맥스

 국내 벤처 신화를 대표해 온 휴맥스가 지난해 연매출 1조52억원을 올리며 대한민국 제조업 벤처 사상 첫 매출 1조 시대를 열었다. 창업 21년 만의 일이다. 지난 1990년대 초 벤처 붐과 함께 탄생한 새롬기술·메디슨 등 수많은 벤처 1세대 기업들이 명멸하는 동안 휴맥스는 셋톱박스 외길을 걸어왔다.

 지금이야 세계에서 셋톱박스 대명사로 알려져 있지만 휴맥스 탄생은 보잘것없었다. 지난 1989년 서울대 제어계측공학과 대학원생 변대규가 친구들과 신림동 포장마차에서 장래 얘기를 나누며 시작된 창업 결의가 휴맥스 탄생의 씨앗이다. 변 사장은 이를 ‘포장마차 결의’라고 말한다. 그는 건인시스템을 창업하고 5년간 전공을 살려 공장자동화 용역사업을 주로 했다. 이후 PC용 영상처리보드와 가정용 가요반주기 시장에 진출해 내공을 다졌다. 사명을 휴맥스로 변경한 후 1995년 디지털 위성 셋톱박스 사업을 시작하며 도약의 전기를 맞는다. 물론 이 과정에서 수출품의 리콜 사태를 겪기도 하고 IMF 시절에는 부도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휴맥스 매출 1조원 달성이 큰 의미를 갖는 것은 창업 이래 타 기업과의 인수 합병도 전혀 없었고 특히 셋톱박스 단일 품목 수출로 일궈낸 성과라는 점이다. 이는 휴맥스가 사업 초기부터 다른 국내 벤처들과 달리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발 빠른 현지법인 설립을 통한 독자 마케팅과 현지생산으로 차별화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지난해 휴맥스는 유럽 최대 방송시장인 독일을 비롯해 영국·중동 등 소비자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휴맥스는 이제 연매출 1조를 계기로 새로운 도약대에 섰다. 기존 셋톱박스 외에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카 인포테인먼트 사업에 나선다. 두 가지 사업으로 오는 2015년에는 매출 2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휴맥스 성공신화는 수 많은 벤처기업의 롤 모델이 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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