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차일드코리아(공동 대표 박찬구·김태훈·강병곤)는 에너지 효율 분야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게 올해의 목표다. 전자제품 제조사들이 편리하게 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개별 반도체를 판매하는 것에서 나아가 시스템 차원의 서비스를 할 계획이다.
미국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국내에만 약 1700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는 국내 최대 외국계 반도체 기업이다. 지난 1999년 삼성전자 전력용반도체 사업부와 공장을 인수해 반도체를 생산까지 하고 있다.
페어차일드의 사업군은 크게 두 부문으로 나뉜다. 평판 디스플레이 및 가전과 전력 공급·통신·컴퓨터 솔루션이다. 양 사업군 모두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떠오르는 시장인 중국에서 성공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한국지사가 큰 역할을 할 것이다. 페어차일드코리아의 애플리케이션 엔지니어링팀은 제품 개발을 위해 중국 고객사와 밀접하게 협력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난징·샤먼·베이징·청두·선전에 있는 연구개발(R&D) 센터도 지원한다. 한국의 전공정에서 생산된 제품은 중국 쑤저우에 있는 패키지·테스트 기지로 보내져 완성품이 된다.
국내 시장에 대한 공략도 늦추지 않는다. 국내 매출액 비중은 13% 이상으로, 페어차일드에게 놓칠 수 없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지난 12월 이 회사는 한국에서 모바일·전력효율 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올해부터 경기도 부천에 8000만달러를 투자해 증설하게 될 설비에서는 파워모듈·파워모터서플라이 제품을 주로 생산할 예정이다. LCD·PDP TV에 들어가는 전력관리용반도체(PMIC 및 MOSFET)는 국내 시장 비중이 높은 품목이다. 국내에서의 R&D도 확대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의뢰를 받아 국내 R&D센터에서 개발한 USB인터페이스용 반도체는 전 세계에서 판매돼 시장 점유율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 페어차일드 김태훈 대표 인터뷰
“당신의 성공을 위한 바로 그 기술(The Right Technology for Your Success)을 제공합니다.”
김태훈 페어차일드 대표는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기술을 페어차일드의 최대 강점으로 꼽았다. 기계식 구동 방식을 전자식으로 바꾸면 작고 효율적인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기존 기계식 모터는 무거운데다 전력 효율도 좋지 않았지만 인버터 방식의 가변모터(variable speed motor)로 전환하면 최대 40%까지 전력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에어컨·세탁기·냉장고 등 모터가 사용되는 생활가전 제품 전체의 에너지 절감을 돕는다는 목표다. 외국계 기업으로서는 드물게 국내에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 회사가 설비 투자를 통해 생산량을 늘리면 국내 가전제품 제조사들은 에너지 절감용 반도체를 신속하게 공급받을 수 있게 된다.
김태훈 대표는 또 중국의 산업용 반도체 시장에 대한 공세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태양광 분야에서 약진하고 있는 중국에 태양광 인버터용 반도체 공급을 늘릴 것”이라며 “저가·보급형부터 고급형까지 다양한 수요에 맞는 제품을 구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는 재생에너지 분야에 더욱 집중해 에너지 절감을 통한 환경보호에 앞장 서겠다”고 덧붙였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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