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가 사회문제 해결사로 뜬다

 지난해 정부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배추 값에 발을 동동 굴렀다. 서둘러 저가 중국산 배추를 대량 수입해 시장에 풀었지만, 배추 한 포기 가격이 무려 1만5000원으로 폭등한 뒤였다. 사후약방문이라는 비판이 거셌다.

 대안에 골몰하던 정책 당국자들은 올해 농축산물 통합이력관리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각종 농축산물의 이력을 정보기술(IT)로 관리하면 특정 품목의 공급부족 사태에 미리 대비할 수 있게 된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이 시스템이 구축되면 어느 지역에 사육된 가축이 어디서 팔리는지도 한눈에 알 수 있게 된다”며 “최근 구제역에 걸린 가축의 유통 논란과 같은 문제도 말끔히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기술(IT)이 사회문제 해결사로 뜨고 있다. 농축산물 품귀현상을 미리 예측하는가 하면 범죄와 재해도 미리 감지하고 예방해준다. 소외계층이나 사회적 약자 도우미로도 IT가 각광받고 있다.

 김남석 행안부 차관은 “올 상반기 중 성폭력, 어린이 유괴 등 각종 흉악범죄에서 국민을 구하는 ‘SOS 국민안심서비스’를 본격 제공할 것”이라며 “위기 시 휴대폰 버튼만 누르면 경찰이 바로 사건현장으로 출동하는 실시간 지능형 공공안전망이 구축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SOS 국민안심서비스에는 위성항법장치(GPS)뿐만 아니라 무선 인터넷 중계기(AP) 등을 활용해 실내 위치까지 정확하게 추적하는 기술 도입까지 검토 중이다.

 행안부는 이와 함께 쓰레기 투기 감시, 교통단속 등의 CCTV도 통합 관리해 범인 검거에 활용하고 공간정보(GIS) 기술로 범죄 지도를 구축하는 등 ‘IT 치안’을 대대적으로 추진한다.

 지난해 게릴라성 집중폭우로 입은 재난 대책에도 IT가 구원투수로 나선다. 상습침수, 산사태 구역에 RFID 센서 등을 활용해 상시 모니터링하고 실시간으로 상황을 전하는 재난·재해 통합관리시스템이 올해부터 구축된다. 이 시스템이 갖춰지면 갑자기 강물이 불어 발생했던 실종 사고도 해소될 전망이다.

 소외계층 복지서비스에도 IT의 활약은 눈부시다. 정부는 올해 전국 363개 정보화마을에 다문화가정 영상상봉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베트남, 필리핀 등 이주여성이 이곳에서 고향의 부모와 영상으로 만나 향수를 달랠 수 있다.

 최근 복지재단의 잇따른 비리로 얼어붙은 기부문화의 해법으로 기부금 관리가 투명한 정부 차원의 ‘온라인 나눔포탈’ 운영 계획도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해 처음 시작된 IT 기반 스마트워크는 낮은 출산율, 출퇴근 교통대란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정은 한국정보화진흥원 정보화전략기획부장은 “그동안 정부의 정보화가 행정업무 효율성 제고나 민원서비스 편의 확충을 위한 인프라 마련에 집중됐다면 이젠 그런 인프라를 바탕으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사회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추는 식으로 정보화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며 “앞선 IT로 다양한 국민 체감형 서비스를 개발하더라도 이런 서비스가 뿌리를 내리려면 법·제도나 관행 개선에도 발 빠르게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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