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허브인 싱가포르가 머지않아 클라우드 컴퓨팅 허브로 불릴 겁니다. 싱가포르에 클라우드 컴퓨팅 관련 혁신개발센터를 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지난 18일 세계 최대 스토리지업체인 EMC의 스티브 레너드 아ㆍ태지역 사장은 이같이 말했다.
이날 EMC 주요 임원들은 싱가포르에 있는 EMC 혁신개발센터에서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 구축에 최적화된 41종의 신제품을 발표했다.
시장 규모가 훨씬 더 큰 일본과 중국을 제치고 싱가포르에서 이번 행사를 개최한 건 이 지역이 주요 기업의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데이터센터가 모이는 `클라우드 허브`가 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서다.
아ㆍ태지역 국가들이 자기 나라를 클라우드 컴퓨팅 허브로 만들기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 일자리 창출, 세수 증대와 같은 경제적인 이득도 있지만 데이터센터에 담긴 `정보` 자산을 유치해 자국 위상을 높이려는 목적이다. 업계에선 우리나라도 정부 차원의 글로벌 데이터센터 유치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싱가포르 정부는 자국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려는 기업에 땅을 싸게 빌려주고 세금을 감면해 준다. 이를 통해 지난해 아마존의 아시아 지역 클라우드 컴퓨팅 데이터센터와 인도 최대 통신 네트워크 기업인 타타커뮤니케이션스의 데이터센터를 잇달아 유치했다.
특히 아마존은 한때 홍콩을 데이터센터 용지로 검토했지만 지리적 입지와 정부 지원을 고려해 싱가포르를 최종 낙점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외에도 12만㎡ 터에 주요 기업 데이터센터가 들어갈 수 있는 6개 건물을 갖춘 `데이터센터파크`를 2012까지 구축할 계획도 세웠다.
중국도 데이터센터 유치에 나서고 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지난해 10월 베이징, 상하이, 선전, 항저우 등을 클라우드 컴퓨팅 발전 시범 구역으로 지정했다. 향후 3년 내 상하이시 기업 100개 이상이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을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이 계획에 힘입어 지난해 중국 장쑤성 우시시에 IBM의 아ㆍ태지역 첫 클라우드 컴퓨팅 데이터센터를 유치했다. 일본도 지난해 8월 2020년까지 40조엔(약 560조원) 규모의 클라우드 컴퓨팅시장을 창출하기로 하고 법제도를 정비했다. 자국 클라우드 컴퓨팅시장이 활성화되면 자연스럽게 클라우드 허브가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미국에선 주정부끼리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기 위한 파격 지원 경쟁이 붙었다. 구글 데이터센터를 유치한 노스캐롤라이나 주정부는 구글에 최대 1억달러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같은 해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데이터센터를 유치하면서 2070만달러 규모의 지방세를 감면해 주기로 했다.
데이터센터 유치에 각국 정부가 나서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일자리가 창출된다. 두 번째는 투자 유치, 세수 증대 효과다. 대형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데는 수억 달러가 투입된다. 구글의 노스캐롤라이나 데이터센터를 만드는 데는 6억달러가 들어간다. 건설된 뒤에도 막대한 전기요금과 세금 등 추가 수익을 거둘 수 있다. 데이터센터를 유치한 나라의 국제적인 위상도 커진다. 데이터센터에는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하는 기업의 중요한 정보가 저장되기 때문에 기업 데이터센터가 있는 국가, 지역의 중요성도 커진다.
한국은 지난해 12월 방송통신위원회, 행정안전부, 지식경제부가 공동으로 2014년까지 클라우드시장을 2조5000억원 규모로 키운다는 정책을 발표했지만 아직 데이터센터 유치를 위한 방안은 부족하다. 지난해 시스코시스템스가 아시아 데이터센터를 송도국제도시에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진척이 없는 상태다.
■< 용어설명 >
클라우드 컴퓨팅:각종 데이터, 소프트웨어(SW)를 서버컴퓨터에 저장해놓고 필요할 때마다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말한다.
데이터센터:각종 정보가 저장된 서버컴퓨터가 수천 개 이상 모인 대형 시설.
[싱가포르=매일경제 최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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