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안산경기테크노파크·한국폴리텍 2대학·대덕테크노밸리에 가면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가로등이 있다. 소형풍력과 태양광을 결합한 에이티티의 ‘하이브리드 가로등’이다.
설립 5년만에 국내 대표 소형풍력업체로 발전한 에이티티의 성장 배경에는 “소형풍력이 우리나라 녹색성장에 큰 힘이 될 것”이라는 임창재 사장의 신념이 있다.
“우리나라는 소형풍력에 있어 기후적으로 상당히 좋은 요건을 갖췄습니다. 총 5620㎞가량 되는 해안선은 풍속이 보통 4~7㎧인데, 10㎾의 풍력발전기의 경우 풍속이 4㎧ 이상이면 태양광발전보다 더 경제적이라는 게 정설입니다. 해안선을 중심으로 형성된 도로·방조제나 도서지역은 소형풍력발전에 더없이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이 지역 국공유지를 활용해 단지를 조성하면 신재생에너지 보급 비율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습니다.”
사실 임 사장은 처음부터 소형풍력 자체에 관심을 갖고 사업을 시작하지는 않았다. 회사 설립 전, 그는 반도체 제조장비 업체에서 근무하면서 발광다이오드(LED)에 관심을 갖게 됐다. 향후 LED가 유망해질 것으로 판단해 이와 결합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던 중 소형풍력과 조우하게 된 것이다.
필요로 하는 지점에서(Point Of Use) 전력을 생산한다는 개념에 끌린 임 사장은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300W·500W·1㎾급 소형풍력발전기 개발을 거쳐 현재 3㎾와 10㎾급 제품 개발까지 완료했다.
필요한 곳에서 직접 전기 생산이 가능하다는 특징 외에 임 사장은 ‘디자인’을 소형풍력의 주요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소형풍력을 잘 활용하면 좋은 관광자원으로 만들 수 있다”며 “한 예로, 시화방조제에 하이브리드 가로등을 알맞게 배열하면 여기는 경기도를 넘어 우리나라의 랜드마크도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소형풍력 업계는 아직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달라질 것이라는 게 임 사장의 생각이다. 그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시장 분위기가 변했다”며 “이전에는 우리가 직접 사업 제안서를 만들어서 영업하는게 보통이었다면, 이제는 소비자 쪽에서 ‘이 부문에 소형풍력을 활용할 수 있는 적합한 솔루션이 있습니까’ 하면서 직접 찾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보다 활발한 신재생에너지 사업 수행을 위한 정부의 역할이 뭐냐는 질문에 임 사장은 사업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한두가지에만 집중하지 말고 보다 다양한 신재생에너지원을 활용해야 하며, 주로 대기업이 참여 가능한 ㎿급 발전시설 외에 소형 발전사업에도 관심을 기울여줄 것을 당부했다.
올해 에이티티는 소형풍력발전기로 구성된 풍력단지를 만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임 사장은 “올해에는 소형풍력발전단지의 롤 모델을 만드는 게 목표”라며 “우리 회사뿐 아니라 소형풍력업계 전체를 위해 보다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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