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10년을 맞이하는 2011년 현재 최고정보책임자(CIO)는 비즈니스 이네이블러를 넘어 비즈니스 트랜스포머로서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하지만 한 CIO는 “비즈니스 기여자의 역할 이전에 시스템 장애 한 번 일어나면 자리가 위험하다”고 토로하기도 한다.
비즈니스 트랜스포머의 역할을 요구받는다고 해서 안정된 IT서비스 지원이라는 CIO 본연의 업무를 내려놓을 수는 없다. 고성능에 안정적이고, 기업 사용자 요구에 최적화된 IT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CIO는 최신 IT 트렌드는 물론이고 현업의 비즈니스 이슈, 해당 기업이 속한 산업 트렌드를 놓쳐선 안된다. 또 내부적으로는 IT 조직도 성장시켜야 한다. IT 조직 성장은 비즈니스 역량과 IT 역량 둘 다를 요구하고 있으며 이는 CIO가 안고 가야 할 과제다.
CIO BIZ+가 실시한 ‘2011 CIO 서베이’에 따르면 많은 CIO들이 IT 조직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가장 필요한 항목으로 비즈니스 역량 강화를 꼽았다(1순위 응답 기준). 이는 IT역량 강화보다 13%포인트(P) 이상 높게 나타난 것이어서 흥미롭다. IT 조직이 현업의 고민을 먼저 이해해야 최적화된 IT서비스를 마련, 제공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IT 조직 역량 강화를 위한 역점 사안은 비즈니스 역량 강화(47.9%)와 IT 역량 강화(34.2%) 순으로 나타났으며, 그 다음으로는 IT 기능별 조직 개편(6.8%)이 차지했다. 1순위와 2순위의 차이는 근소한 반면에 3순위와는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또 노출 빈도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비즈니스 역량 강화 40%, IT 역량 강화 38.5%로 차이는 줄어든다.
흥미로운 것은 IT역량 강화를 위해 부분 IT아웃소싱 혹은 토털IT아웃소싱을 한다는 기업은 각각 1.7%로 매우 저조한 응답률을 보였다는 점이다. 이는 아웃소싱을 제공하는 IT서비스 기업들이 고객에게 IT아웃소싱의 혜택으로 내세우는 ‘전문 서비스 기업의 고급 노하우 전수’에 배치된다.
산업별로도 뚜렷한 특색을 나타냈다. 비즈니스 역량 강화는 모든 산업에서 IT 역량 강화보다 더 중요한 사안으로 꼽혔지만, 금융, 제약·의료, 전기전자·자동차, 공공 부문에서는 두 항목의 차이가 근소했다. 반면에 건설·조선·철강(58.3:25), 생활소비재·식음료(77.8:22.2), 화학·에너지(42.9:14.3) 산업에서는 비즈니스 역량 강화가 압도적으로 높게 채택됐다.
올해 CIO 서베이에서는 각 조사 항목 간 교차 분석도 실시했다.
경영진이 IT 조직에 가장 많이 요구하는 사항과 IT 조직 역량 강화의 상관관계를 살펴본 결과, 경영진이 IT 조직에 가장 많이 요구하는 사항은 △비즈니스 프로세스 개선(38.9%) △업무 효율성 증대(16.8%) 순으로 조사됐다. 이 두 가지를 선택한 기업들은 IT 조직 역량 강화를 위해서도 비즈니스 역량 강화를 많이 선택했다.
또 △정보·분석활용 역량 강화 △새로운 수익 모델 개발 △인수합병(M&A) 등 비즈니스 통합에 따른 IT 통합을 요구사항 1위로 꼽은 기업에서는 비즈니스 역량 강화와 IT 역량 강화의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이에 비해 경영진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개발 지원’을 요구한다고 답한 기업은 비즈니스 역량 강화보다 IT 역량 강화의 비중이 높아 비즈니스 이슈에 따라 IT 조직이 확보해야 하는 역량 간의 상관관계를 알 수 있었다.
IT예산별로는 흥미롭게도 100억원 미만과 1000억원 이상 기업이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IT예산에 대해선 100억~499억원의 IT예산을 배정하고 있다는 기업이 전체 기업의 52%로 가장 많았는데, 이 구간에 속하는 기업은 비즈니스 역량 강화(55.7%)와 IT 역량 강화(31.1%)가 응답률에서 제법 큰 차이를 보여주었다.
또 다른 중간 구간이라고 할 수 있는 500억~1000억원의 IT예산을 책정한 기업에서도 7%P 이상 차이가 벌어졌다. 이에 비해 100억원 미만과 1000억원 이상 기업들은 비즈니스 역량과 IT 역량 강화가 동등한 비중을 보였다.
이번 조사 결과는 그동안 IT에만 충실해 왔던 IT 조직과 CIO가 비즈니스 관점에서 바라보길 요구받고 있는 현 시대상을 반영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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