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걱정없는 명품학교, 인력 걱정없는 중소기업] (2) 대양전자정보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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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양전자정보고등학교 로봇기능부 학생들이 로봇 관련 심화지식을 쌓으며 꿈을 키워 나가고 있다.

 부산광역시 남구의 한 울창한 숲 언덕길에 위치한 대양전자정보고등학교는 63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하지만 이러한 전통에도 불구하고 대학 입학을 당연시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위기도 겪었다. 우영희 교장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특성화고(전문계고)의 상황이 좋지 않았다”며 “대양전자정보고도 겨우 입학 정원을 채울 만큼 신입생 유치도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회상했다.

 이 학교가 다시 일어서게 된 건 중소기업청 특성화고 육성사업의 힘이 컸다. 2008년부터 시작한 사업으로 대양전자정보고는 이전에는 없었던 마이크로프로세서 분야를 교육 과정에 도입하게 됐다. 부산광역시와 경상남도가 물류와 조선산업, IT의 메카로 자리 잡은 만큼 이러한 산업군의 바탕이 되는 마이크로프로세서 분야에서 특성화를 추진한 것이다. 이를 위해 교과 과정을 개편하고, 실습실을 새로 구축하는 한편 매년 관련 기자재를 확충해 지금까지 총 40여종의 장비를 갖췄다.

 산업체 맞춤형 인력양성 교육도 사업의 성과다. 맞춤형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면 산업현장에 나가 적응하는데 시행착오도 줄이고 남들보다 뛰어난 작업 능률을 보일 수 있다. 학교는 여름방학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자체 개발한 전문교과목 기초교육과정을 시행했다. 교사들도 헌신적으로 뛰었다. 취업 성공을 위해 직접 참여업체를 발굴하고 입사에 도움이 되는 각종 기술과 지식을 집중적으로 가르쳤다. 이를 통해 20%에 머물렀던 취업률을 2010년에는 30%까지 끌어올렸다.

 전문교과 동아리와 기능부를 운영한 것도 사업 성공에 한 몫을 했다. 마이크로프로세서 동아리와 네트워크 동아리, 전자기능부, 통신기능부, 로봇기능부를 신설해 학생들의 전문분야와 등교에 재미를 실어줬다. 이 학교 디지털전자과 2학년의 강예진 양은 “기능부 활동은 전공분야와 관련한 심화 지식을 쌓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도움이 된다”며 “누군가는 사교육비로 수백만원을 쓴다는데 다양한 지원으로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강 양은 특성화 사업을 통해 ‘선취업 후진학’으로 진로를 정했다.

 해외의 특성화고와 산업체를 방문하는 ‘국외연수 프로그램’을 학교가 전액 지원해 운영하고, 산업체, 대학, 중기청 등으로 구성된 산학협력위원회도 산업체 현장의 흐름을 파악해 학생 진로지도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취업 후의 관리도 이 학교의 장점이다. 진로정보실을 운영하며 담당교사들이 수시로 취업생에게 연락을 하고 매년 한 학기 2번 이상 취업현장을 방문해 애로점을 수용하고 직업교육을 하고 있다.

 특성화 사업으로 학생들의 역량이 높아지면서 산업체의 만족도도 높아지고 있다. 이 학교와 산학협력을 진행하고 있는 박홍기 우창테크 대표는 “실습생 외에도 가끔씩 학생들이 회사에 찾아오기도 하는데 이러한 프로그램은 모두 훌륭한 기능인을 양성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기업 차원에서도 우수한 인적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최재석 교사는 “취업에 성공해 자신의 역량을 잘 키워 나가는 학생들을 보면서 사회의 인식도 변해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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