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공사장의 가림막과 고층 건물의 커다란 외벽이 캔버스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처럼 미디어를 활용해 건물의 벽면을 디스플레이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을 미디어 파사드(media fa〃ade)라 부른다.
IT와 미디어를 적극 활용한 미디어 아트와 디지털 아트의 결정체인 미디어 파사드는 정적인 그림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다이내믹한 동영상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세계적으로는 현란한 광고판이 영화 배경으로도 자주 쓰이는 뉴욕타임스 스퀘어, 벨기에 브뤼셀의 38층짜리 건물인 덱시아 타워(Dexia Tower)가 유명하다. 이 건물은 15만개의 LED(자체발광 다이오드)를 외벽에 설치해 시민들이 직접 터치스크린을 조작해 디자인과 조명의 모양이나 색을 기하학적 패턴으로 바꿀 수 있다.
독일 베를린에 있는 미디어 파사드인 블링켄라이트(Blinkenlights)는 사람들이 휴대폰으로 번호를 누르면 건물 전체가 거대한 퐁(Pong·2명이 작은 막대기로 공을 쳐서 공이 밖으로 나가지 않게 하는 게임) 게임장으로 변모한다. 시민들은 휴대폰으로 테트리스 게임을 즐길 수도 있고, 러브레터를 보낼 수도 있다.
우리나라에도 미디어 파사드가 다수 생겼다. 서울 강남의 GS타워, 서울 상암동의 누리꿈스퀘어, 금호아시아나 본관 건물, 부산의 롯데백화점 광복점이 그것이다. 특히 서울역 앞의 대우빌딩은 서울스퀘어로 이름을 바꾸면서 건물 한쪽 벽면에 LED 전구 4만2000개를 설치해 세계 최대 미디어 파사드로 탈바꿈했다. 저녁이 되면 서울스퀘어의 한쪽 벽에는 미디어 아티스트 줄리안 오피·양만기를 비롯해 건축가 겸 디자이너 론 아라드, 사진작가 배병우 등 여러 분야의 예술가들이 작품을 보여준다.
건물에 미디어 파사드가 설치되면 우선 그 건물은 랜드마크가 되어 홍보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임대율이 높아져 임대수입이 올라갈 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의 이미지도 높아져 인근 상권까지 플러스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미디어 아트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 미디어 파사드와 미디어 아트가 더욱 여러 곳에서 선보이게 될 것이다. 미디어 파사드의 소재가 되는 LED 산업도 덩달아 혜택을 볼 것이다. 미디어 파사드에 쓰이는 LED의 전력소비는 일반 형광등의 60%에 지나지 않고 LCD와 PDP보다 10배나 밝아 에너지 절약 효과가 크다.
미디어 파사드를 캔버스로 삼는 미디어 아트는 이제 거부할 수 없는 트렌드다. 우리나라는 행인과 차량 운전자에 미치는 교란 효과 때문에 광고를 규제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규제를 약간 풀어주는 것이 건물주·기업·예술가·소비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에게 혜택을 주는 길이 될지도 모른다
김민주 리드앤리더 컨설팅 대표이사 겸 이마스 대표 mjkim896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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