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캡슐]3D 시각을 전환시키는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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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도 교수-경북과학대 안경광학과(jdokim@yahoo.com)

 

 신비로운 미소로 유명한 세계적인 명작 ‘모나리자’는 독특한 원근법으로 미술사에 큰 획을 그었다. 모나리자 뒤의 풍경이 먼 곳일수록 푸르고 흐릿하게 보이도록 채색하여 원근을 표현한 것이다. 이는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방식뿐 아니라 사고의 전환을 가져왔고 결국 르네상스 문화를 더욱 중흥시키는 원동력이 되었다.

 우리는 또 다른 혁명을 목도하고 있다. 2D로만 보던 영화나 TV 방송을 이제는 3D로 감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 본 영화나 TV 화면은 평면 상태지만 2D 화면으로도 어느 정도 거리감과 입체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2D는 거리감과 입체 감각이 실제와 같이 보인다기보다는 평소에 우리가 경험한 시각을 바탕으로 화면에서 사물의 크기, 위치, 선명도, 명암 등에 의해 거리감각과 입체감을 느끼게 한다. 이에 비해 3DTV나 영화는 화면 속에서도 실제와 같은 3차원의 공간을 인지하게 되어 더욱더 생동감과 현실감을 느낄 수 있다.

 그렇다면 3D의 감각은 누구나 다 느끼고 3D 안경만 착용하면 3D 시청이 가능할까. 그렇지 않다. 일반적으로 색채 감각을 인지 못하거나 또는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는 것을 색맹 혹은 색약이라 하는 것과 같이 3D를 느낄 수 없는 시각 상태를 ‘3D맹(3D blind)’이라 한다. 3D맹은 전체 인구의 4~5%로 추정된다. 색각 검사를 받기 전에는 본인이 색맹 또는 색약인지를 인지 못하듯이 3D맹을 가진 사람 또한 입체 시 검사받지 않고는 3D맹 인지를 인지하지 못한다.

  3D맹 여부 또는 3D 인지의 정확도는 시력검사에 사용되는 스크린 시표나 근거리 입체시표에 의한 검사를 통해 알 수 있다. 3D는 선천적으로 얻어지는 색각과 달리 생후 3~4개월 때부터 후천적으로 발달된다. 이 시기에 두 눈이 사물을 선명하게 볼 수 없거나 또는 사물을 선명하게 볼 수 있다고 하여도 사시와 같이 보고자 하는 물체에 두 눈의 시선을 정확히 일치시키지 못하면 3D 시각이 생겨나지 않고 3D맹으로 이어진다. 또 3D 시각이 충분히 발달한 성인이라도 안과적인 질환이나 사고 등으로 인해 최소한 한쪽 시력을 잃었거나, 눈의 시선을 일치시키지 못 할 때 또는 뇌손상으로 두 눈에서 들어오는 영상을 뇌에서 합치시켜 인식하지 못한다면 3D 인지 또한 불가능하다.

 그러나 두 눈 시력이 모두 좋고 눈의 공조 또한 정확하여 3D 인지가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3D 시청 시 불편한 증상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은 3D 시청 때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 있어서 안과적인 질환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눈부심이나 눈의 피로, 어지럼과 같은 눈의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이는 눈의 기능에 문제가 있는 경우이므로 안경의 도수조정과 같은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3D 인지를 두 눈이 동시에 볼 수 있는 시각의 최고단계라고 말한다. 3D 인지는 단순히 잘 보이는 정도의 차원을 넘어 두 눈의 정확한 상호공조와 더불어 정확한 뇌의 인지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3D는 단순히 영화나 TV 화면을 넘어서 우리가 사물을 보고 접하는 방식을 혁신적으로 바꿀 것이다. 이에 대비해 3D 시청 시 소비자가 느끼는 불편함이 없도록 안경 업계와 TV 업계 등 관련 업계의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 미국 타임지가 ‘2010년 최고의 50대 발명품(The 50 Best Inventions of the Year)’중에 삼성전자의 3D 도수안경을 선정했다는 소식은 미래 혁신을 향한 일보(一步)라 할 수 있겠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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