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여는 사람들]호프만에이전시코리아 우연희 대표

 “기업 홍보(PR)도 성숙해져야 합니다. 단순히 보도 자료를 작성하고 매체를 관리하는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마케팅과 프로모션 단계부터 전략을 세우고 단계별로 시나리오를 만들어 적극적으로 여론을 만드는 데 기여해야 합니다.”

 우연희 호프만에이전시코리아 대표(40)는 미래PR 키워드로 주저 없이 ‘성숙한 커뮤니케이션’을 꼽았다. 우 지사장은 올해로 홍보 경력만 15년을 넘기는 베테랑 PR맨. 대한항공 홍보실을 시작으로 ‘홍보사관학교’로 불리는 버슨-마스텔러(Burson-Marsteller)에 몸담았다. 이어 BAT(British American Tobacco)임원을 거쳐 지난 5월 호프만코리아 지사장으로 부임했다. 호프만은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글로벌 PR홍보회사로 1987년 설립했으며 세계 20개국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호프만코리아 사령탑을 맡은 우 대표는 홍보대행사도 새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진짜 마케팅 파트너로 역할 정립이 필요하다는 것. 우 대표는 특히 기술력 있는 업체의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 두 팔을 걷어붙였다. “한국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해외 홍보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실리콘밸리는 벤처에 꿈의 무대입니다. 투자를 위해, 브랜드 인지도를 위해 혹은 시장 개척을 위해 누구나 한번쯤 고민하는 지역입니다. 해외로 뻗어 나가는 국내업체의 든든한 파트너 역할을 맡고 싶습니다.”

  호프만 본사는 전 세계 중소 규모 스타트업 기업의 북미 진출을 돕고 있다. 최근 캐나다 토론토에 소재한 3D데스크톱 기술을 가진 ‘범프톱(BumpTop)’은 호프만 덕분에 구글에 인수되는 성과를 올렸다.

  “새해에 국내 기업 중에서 북미 진출의 성공 사례를 만들자는 게 목표입니다. 홍보 활동의 실행뿐 아니라 기획 단계에서 컨설팅을 통해 ‘상품’을 만들 계획입니다. 이미 충분한 노하우를 확보해 기술력만 뒷받침되는 기업이 있다면 조만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우 대표는 홍보대행사가 마케팅 전략 파트너로 검증하는 첫 번째 무대가 공공분야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위해서는 ‘컨설팅’ 능력을 배가해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우리보다 마케팅 툴이 앞서 있는 미국은 의료·기술·공공·유통 등 분야별로 대행사가 전문화되어 있습니다. 언론을 위한 자료를 만들고 배포하기 위해 대행사를 선택하는 게 아니라 프로모션·캠페인·이벤트 기획 단계부터 대행사와 공동으로 진행합니다. 여론을 수렴하고 적절한 마케팅 툴을 찾고, 위기 관리 시나리오를 짜고 한 마디로 파트너 관계입니다.” 우 대표는 “한 마디로 기업과 대행사가 갑과 을로 수직선을 그어서는 결코 나올 수 없는 관계”라며 “서로를 깊게 이해하고 충분한 정보 공유로 고객사와 마음을 나누는 친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홍보대행 역사는 20년 정도다. 1988년 서울올림픽 홍보를 위해 정부에서 글로벌 홍보회사 버슨-마스텔러를 활용한 게 시초였다. 이후 버슨-마스텔러가 메리트를 세우면서 국내에서도 홍보대행 시장이 열렸다. 아직 역사도 일천할 뿐 더러 역할과 위상도 이제 정립하는 단계다. 우 대표는 “전략 기획과 실행을 이야기하지만 90% 이상이 대행 서비스와 기업 마케팅 홍보에 집중돼 있다”며 “보다 성숙한 서비스를 위해서는 공공·정치 분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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