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 1세대 기업인 휴맥스가 올해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20일 휴맥스 관계자는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900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이변이 없는 한 매출 1조원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3분기까지 매출만 보더라도 작년에는 5906억원에 불과했는데 올해는 7202억원으로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휴맥스가 매출 1조원을 달성할 경우 대학 연구소에서 출발한 벤처기업으로 첫 매출 1조원 클럽 가입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NHN이 2008년에 매출 1조원을 넘어섰지만 한게임 등과의 기업 인수ㆍ합병(M&A)을 통한 것이다.
휴맥스는 카메라에서 들어오는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로 바꾸는 기술을 갖고 1989년 대학 연구소에서 출발했다. 처음에는 건인시스템이란 회사명으로 출발했으며 98년 휴맥스로 바꿨다. 초기에는 MPEG-1 기술이 적용된 CD 가라오케 반주기 등도 만들었으나 그 후 셋톱박스 제조에 주력했다.
휴맥스의 성공 비결로는 크게 3가지가 꼽힌다. 우선 사업 초기부터 글로벌시장을 겨냥했다는 점이다. 이 회사는 축적된 자본이 없고 규모도 작았지만 무모하리만큼 글로벌시장을 기반으로 회사를 키우겠다고 결정했다. 국내에서 돈을 번 후 그 돈으로 국외시장 개척에 나선 대부분의 다른 한국 기업과는 달랐다. 현재 휴맥스 수익의 98%는 유럽과 미국 등 국외에서 거둬들인다.
두 번째 성공 요인은 한 우물 파기다. 한국의 다른 많은 기업과는 달리 `셋톱박스`라는 한 품목에 전력투구했다. 국내 많은 중소기업이 특정 시장에 진출해 취급 품목을 확대하는 전략을 구사하지만, 휴맥스는 한 품목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것이 글로벌시장에서 생존 확률을 높여줄 것으로 판단했다. 셋톱박스 사업을 시작하면서 가정용 CD 반주기 사업 등 기존 사업을 모두 접고 회사의 모든 역량을 셋톱박스에만 집중했다.
세 번째 성공 요인은 기술 변혁기를 기회로 활용했다는 점이다. 휴맥스는 사업 초기 디지털 기술이 아날로그 가전과 결합되면서 기존 산업이 크게 변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휴맥스는 내년에는 차량에 정보기술(IT)을 결합시킨 `카인포테인먼트(Car Infotainment)` 분야에 새롭게 도전한다.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자동차에 들어가는 셋톱박스와 자동차에 부착하는 소형 TV를 통해 일본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변대규 휴맥스 사장은 "자동차 관련 카인포테인먼트 분야에서 회사가 중장기적으로 성장할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매일경제 김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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