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금융계열사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해외진출을 위해 조직을 재정비하고 영업망을 확대하는 등 본격적인 외형 확장에 나선다. 글로벌 위기 이후 수비에 주력했던 삼성 금융계열사들이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내년에 중국과 영국에 잇따라 지사를 설치하며 글로벌 금융 영토 확장에 나서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또 삼성증권도 싱가포르와 대만 시장 개척을 통해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그동안 전자 등 타 분야 계열사와는 달리 삼성 금융계열사는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영업을 추구해왔다. 하지만 지난 3일 있었던 사장단 인사 이후 대대적인 공격경영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금융산업을 삼성전자 못지않은 주력계열사로 육성하겠다는 이건희 삼성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삼성생명은 그룹 인사에서 보험담당 사장으로 임명된 박근희 전 중국삼성 사장이 선봉에 선다. 지난 10일 실시한 조직개편에서 기존 해외사업팀을 해외사업본부로 확대 개편하고, 중국 내 합작법인 중항삼성(中航三星) 본부장을 맡았던 심재호 전무를 해외사업본부장으로 임명하는 등 중국 공략을 위한 전열을 재정비했다.
또 기존에 있던 베이징 본사와 별개로 내년 중 베이징에 영업을 위한 분공사(지사)를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본사와 지사의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해 현지영업을 강화하겠다는 의도에서다.
이렇게 되면 삼성생명은 톈진, 칭다오, 베이징 등 중국 내 3개 지사를 두게 된다.
신임 최치훈 사장을 맞은 삼성카드 역시 태국, 베트남, 인도, 중국 등지로의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네트워크 사업보다는 카드를 발급하고 회원사를 유치하는 비즈니스모델을 그대로 가져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지난 10일 있었던 조직 개편에서는 상품개발 조직과 회원 유치 조직을 재편하고, 신사업팀과 경영혁신실을 새로 꾸리는 등 공격경영 채비에 나섰다.
그룹 인사에서 사장이 재신임을 받은 삼성화재와 삼성증권도 해외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중국 현지 보험사와 제휴해 상하이 지역 자동차보험 시장에 진출한 삼성화재는 톈진 지점 설치를 위해 중국 당국에 인가를 신청한 상태다. 런던사무소도 영국 법인으로 확대 전환해 본격적인 유럽 영업에 나선다.
삼성그룹 금융계열사 가운데 글로벌 IB로 도약할 가능성이 높은 곳이 삼성증권이다. 삼성증권은 홍콩에 이어 내년에는 싱가포르와 대만, 2013년에는 인도 등 아시아 주요시장에 순차적으로 거점을 마련해 2020년에는 글로벌 10위권 증권사로 발돋움한다는 비전을 밝힌 상태다.
앞서 삼성증권은 지난 13일 단행한 조직개편에서 기존 법인 사업본부를 `글로벌 에쿼티(Equity) 사업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국내 법인영업뿐 아니라 홍콩ㆍ뉴욕ㆍ런던 현지법인과 도쿄ㆍ상하이 영업 거점을 총괄하는 조직이다.
또 글로벌 사업 본부를 한국에서 홍콩으로 옮긴 데 이어 해외사업 총괄에 크레디트스위스(CS) 출신 황성준 부사장을 영입하고 대대적인 인력 충원에 나서는 등 글로벌 IB의 면모를 갖춰 나가고 있다.
[매일경제 장박원 기자/전정홍 기자/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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