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시설공사 분리발주제도 법제화 방안연구(3)

일괄발주에 따른 소방시설공사의 문제점 분석

소방시설공사의 부실화 초래

대부분의 종합건설업체에서는 공사를 수주하기 위한 법적인 요건만 구비하고 공사를 수주한 후에는 제세공과금, 관리비, 자재비, 이윤 등을 과다하게 공제하고 최저가의 금액으로 소방시설을 전문으로 하는 공사업체에 하도급 또는 부분하청을 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전문성, 능력, 경륜 등은 도외시하고 무조건 최저가의 공사금액을 제시하는 업체에게 도급을 주는 등으로 도급질서가 문란하게 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전문성의 결여와 공사실행 금액의 부족으로 시공업체는 실익이 없을 뿐 아니라 심지어는 손해를 보게 되므로 자연히 공사는 부실화를 초래하게 될 것이 자명하다.

소방산업의 퇴보화 초래

소방전문공사업체에서는 하도급 또는 부분하청을 받아 시공을 할 때 법적명의는 수주한 건설업체로 되어있기 때문에 실제 공사를 하였으나 공사 실적을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여 시공능력평가에서 저평가되므로 공공공사의 입찰 자격요건에서 제외되는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방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소방기술의 향상은 기대할 수 없으며, 국가시책인 중소기업의 육성ㆍ발전에도 역행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어 결과적으로 전반적인 소방산업의 퇴보를 가져올 것이다.

건축비 증가와 하자보수 지연

건축주는 종합건설업체들의 중간마진까지 공사비에 포함시키므로 건축비만 증가하고 양질의 공사를 제공할 수 없으며, 소방시설공사를 종합건설업체에서 직접 시공하지 아니하고 전문 업체에 하도급 또는 부분하청한 관계로 하자발생 시 건축주는 수주한 종합건설업체에 보수를 요구하게 되고 종합건설업체에서는 시공한 소방공사업체를 찾아서 보수하도록 지시하게 되는 번거로움으로 인하여 하자보수가 늦어지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기타 문제점

(1) 소방공학의 전문성 도태 우려

소방시설공사업은 소방공학이라는 별개의 학문적 연원으로 하여 건축, 토목공사와는 독립적으로 설계ㆍ시공ㆍ운영되고 있는 고유의 업역으로서 일괄발주제도가 유지될 경우 소방시설공사의 학문적 근원인 소방공학이 근본적으로 부인되게 되어, 이로 인한 소방공학의 발전 저해와 건축물에 있어서 소방 설비의 첨단화ㆍ다양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전문성의 약화가 우려된다.

(2) 국민의 안전한 경제생활에의 위협의 우려

소방시설공사는 국민의 생명 및 안전과 직결되는 공공공사이기에 시공의 부실에 따른 위해성은 실로 막대하다. 따라서 일괄발주제도의 유지는 현재의 불공정한 가격 형성력과 건설생산시스템의 부적정성을 소방시설의 부분으로 전이시켜 하나의 먹이사슬처럼 전문 소방시설공사업체의 경영악화로, 경영악화를 보존하기 위한 공기단축ㆍ설계무시ㆍ불량자재사용ㆍ현장책임자 또는 감리자와의 야합 등으로 이어져 종국에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소방시설공사의 분리발주제도는 최상은 아니더라도 부실공사를 예방하기 위한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라는 인식으로 받아들여져야 할 것이다.

(3) 국가 기간산업 측면에서 경쟁력 약화 우려

소방시설을 국민생활과 산업에 이용하기 위해서는 정책적이고 기술적인 과정을 거쳐야 한다. 즉, 소방시설공사 시공분야는 소방공학의 결정체로서 아무리 고급기술을 개발한다 하여도 이를 적용 및 이용하도록 하는 소방 설비 없이는 무용지물이기 때문에 기술적 연구와 제도의 개선 및 정책이 뒤따라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일괄발주제도의 유지를 주장하는 것은 소방시설공사업의 중요성과 수행 과정 등을 이해하지 못한 결과로서 소방시설공사업의 효율적인 정책추진을 곤란하게 하여 소방 산업의 균형적인 발전의 장애 및 경쟁력 약화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재난포커스(http://www.di-focus.com) - 서울산업대학교 안전공학과 이수경 교수, 서울산업대학교 안전공학과 이성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