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운기자의 백투더퓨처] 노벨 사망과 노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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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12월 10일에는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과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 노벨상 시상식이 열린다.

노벨상은 인류의 발전에 지적 업적을 세운 이들에게 수여하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과학자들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까지 그 이름이 알려진 상이다. 다이너마트를 발명해 거부가 된 스웨덴 출신의 발명가 알프레드 노벨은 1895년 11월 27일 유언장에 물리·화학·생리의학·문학·평화 5개 부문에서 가장 큰 공헌을 한 사람에게 상을 수여하라는 내용을 남겼다.

이듬해인 1896년 12월 10일 노벨은 사망했고, 그가 이 세상을 떠난 지 5년 뒤인 1901년 12월 10일에 첫 노벨상 시상이 거행됐다. 처음 노벨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경제학상은 1968년 스웨덴 리크스방크에 의해 제정되어 그 이듬해인 1969년부터 수여됐다.

노벨상은 엄격한 수상자 선정과정을 거치는 만큼 전 세계적으로 권위가 보장되며, 12월 10일 시상식에는 세계의 이목이 쏠린다. 수상자는 11월 15일까지 결정되지만, 수상자들이 직접 시상식에 참석해 상을 받는 모습과 수상을 기념하는 강의를 하는 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기기 때문이다.

스포츠·IT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우리나라지만 노벨상 시상일만큼은 부러움으로 시상식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2000년 고 김대중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것이 100년이 넘는 노벨상 시상 역사에서 유일한 전력이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동안 문학상 수상자로 기대를 모았던 고은 시인은 올해도 유력한 후보자에만 그쳐 안타까움을 남겼고, 미국 컬럼비아대 물리학과 김필립 교수가 그래핀(Graphene)을 합성한 실험결과가 2005년 네이처에 실린 것이 뒤늦게 밝혀져 아쉬움이 더해졌다. 올해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안드레 가임 교수와 콘스탄틴 노보솔로프 박사가 그래핀의 발견 공로를 인정받아 선정됐기 때문이다.

이웃나라 일본은 올해 또 2명이 노벨 화학상을 받는다. 미국 국적의 일본인까지 포함하면 15명이 의학생리·화학·물리 등 과학 분야에서 수상했다. 김필립 교수의 성과가 뒤늦게 밝혀진 아쉬움까지 더해져서 일본의 노벨상 수상 소식은 더욱 많은 과학자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과학자들의 아쉬움의 원인은 우리보다 많은 수상자 배출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취약한 기초과학 기반과 사회적 무관심이 노벨상 수상이라는 결과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에서는 노벨 과학상 프로젝트를 가동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지난 3년간이공계 이탈 학생이 5만6000명에 이르는 사회적 환경 속에서 우리에게 노벨상이란 미래는 없어 보인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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