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포럼]북한정보 대응 능력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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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동향정보분석팀장.

핵 개발과 천안함 폭침에 이은 연평도 포격. 북한의 최근 도발을 보면서 지난 10년간 북한 과학기술을 나름대로 조사하고 연구하면서 경험한 사실과 다르지 않다는 걸 새삼 느꼈다. 만나서 이야기하고 지속적으로 교류하면 서로 호감을 갖고 관계가 좋아지는 것이 보통이다. 사람이나 국가나 모두 마찬가지다.

그러나 북한과 교류하거나 해본 사람들에게서 듣는 말이나 내 경험으로 미뤄봐도 북한은 이런 ‘보통’이 안 통한다. 교류하면 할수록 가까워져야 할 텐데 오히려 우호적인 감정을 갖기 어려웠다. 결국 우리가 많은 것을 베풀더라도 그들에게서 기대할 것이 무엇인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되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군의 전력이 화력 면에서 북한군을 압도할 만큼 대폭 강화돼야 할 것이다. 이에 못지않게 우리가 더욱 강화하고 증대시켜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정보(intelligence) 탐지와 분석, 그리고 대응 능력이다.

정보 탐지 능력은 북한의 움직임을 정확히 알아내는 것이다. 이는 각종 첨단장비를 통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눈에 보이는 부분만 인지할 수 있다. 이 이상의 탐지가 필요하다. 이는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 그래서 어떤 형태로든 북한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하고, 이런 경로를 통해 입수한 데이터를 종합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민간인 한 개인이 입수한 정보(첩보)는 단편적이지만 여러 장치를 통해 수집된 정보가 종합될 때 이는 매우 유효한 정보가 된다. 북한은 철저한 폐쇄구조이므로 이를 뚫을 수 있는 민간 정보 수집체계를 확대하고 이를 제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정보 분석 능력도 중요하다. 축적된 정보는 과학적 분석으로 예측할 수 있다.

비록 북한이 예측 불가의 나라기는 하지만 특수상황을 감안한 정확한 정보 분석과 예측 능력 강화는 한반도에서 일어날 여러 불미스러운 일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게 할 것이다. 분석 결과가 정확하고 엄밀하지 않을 때 ‘설마’ 하게 되고,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맞게 되는 것이다. 군사 영역뿐 아니라 과학기술 등 여러 부문의 종합 정보를 바탕으로 해야 북한의 상황을 보다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최근 북한의 SCI급 과학기술 논문이 늘었는데, 이것이 북한의 산업과 국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연계,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보 대응 능력도 보다 높여야 한다. 북한 도발의 대응은 민관이 역할을 명확히 구분해 시행해야 하고, 경험과 과학적 데이터 축적에 따른 분석에 기초해 실행은 정확하고 신속히 내려야 한다. 사후약방문도 안 되고 두고 보겠다는 식의 엄포로 끝나서도 안 된다. 북한은 보통의 상식으로 이해 안 되는 특수집단이다. 지구에서 사례를 찾기 힘든 예외적인 곳이다. 통상의 규칙이나 틀을 따르지 않는다. 관습적이거나 의례적인 접근으로는 북한을 제대로 조명하거나 이해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북한을 바라보는 눈을 새롭게 해야 한다. 적대적 사고로만 접근한다거나, 너무 우호적 방식으로 바라보면 그들의 속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 광범위한 정보 탐지와 엄밀한 정보 분석 그리고 적절한 대응이 우리 모두를 살릴 수 있는 길이고, 이를 위해서는 정보 능력의 강화가 절실히 요구된다.

최현규 KISTI 정보서비스실장 hkchoi@kist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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