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9일 지식경제부와 한국산업단지공단은 ‘QWL 밸리 출범행사’를 갖고 본격적인 근로자 삶의 질 향상 프로젝트에 돌입했습니다. 정치, 경제계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이날 행사는 ‘국민경제대책회의’에서 발표한 산업단지 근로자 생활의 질 향상 계획의 시작을 알리는 자리였습니다. 정부는 노후화된 회색빛 일터를 일하고 싶은 고부가가치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QWL 밸리 계획에 2013년까지 1조3562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앞으로 근로자들의 근무환경 개선과 신규 일자리 창출 효과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QWL이 무엇이고, 어떻게 일하는 환경이 달라지게 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Q:QWL이 근로자 처우개선과 다른 점이 무엇인가요?
A:QWL은 ‘Quality of Working Life’의 약자로 근로생활의 질을 의미합니다. 기본적으로 근로자의 안정적인 고용과 임금 등 처우개선 내용을 담고 있고 여기에다 직무생활의 만족과 동기 부여, 생산성에 영향을 주는 모든 요인을 지칭하는 개념입니다. 청결한 근로 공간, 노후화된 시설과 장비 개선, 숙박·체육시설·의료·식사와 같은 복지 전반이 QWL 범주에 포함됩니다.
현재 대기업들은 자체적으로 QWL 개선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반면 중소기업들은 기본적인 처우개선 이외의 생활환경 개선 부분까지 고려하는 것은 어렵다고 토로하고 있습니다.
이외에 교통시스템, 전기·수도와 같은 기반시설, 주위 환경개선 등은 대기업이라도 단독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입니다.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QWL 밸리 계획’을 수립 추진하고 있는 것입니다.
Q:QWL 밸리 계획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A:QWL 밸리 계획은 산업단지 구조고도화 사업과 함께 진행됩니다. 이 사업은 노후화된 국가산업단지를 해당 지역 도시계획과 연계해 교통체계 구성, 토지용도 변경, 특화산업 집적화, 휴식공간 등을 확충해가는 것을 말합니다. 이를 통해 신도시형 산업단지를 조성하면 근로자 삶의 질이 높아지고 신규인력 확충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입니다.
현재 반월·시화, 남동, 구미, 익산 4개 산업단지가 시범지로 선정됐으며 그 성과에 따라 확대 여부가 결정됩니다. 여기에는 기술개발 및 업무지원 시설과 기숙사형 오피스텔이 들어서며 주유소, 주차장, 체육·문화시설 등이 생길 예정입니다. 또 자전거도로, 인공수로, 자연형 하천 등이 지자체 사업으로 별도 추진됩니다. 종합적으로는 생산기능 위주의 산업단지에 문화기능을 확충해 디자인적 요소가 가미된 새로운 근로 환경을 조성한다는 전략이죠.
Q:해외에도 QWL 밸리가 있나요?
A:대표적으로 영국의 트래포드 파크, 스페인의 포블레노우, 싱가포르의 탕린 홀트 산업단지 등이 있습니다.
영국 트래포드 파크는 1896년에 개발된 세계 최초의 계획 산업단지입니다. 2차 세계대전 말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제조업이 모인 곳이기도 합니다. 이곳은 1980년대 들어서는 주력산업이 사양화되면서 급격한 황폐화와 실업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영국 정부는 이에 지역 활성화라는 종합적인 정책으로 재개발 사업을 시행했습니다. 도로, 철도, 운하 등 다양한 물자수송 방식이 가능한 대규모 교통개선 사업과 약 300개의 개별사업에 5000만파운드를 투입해 약 10여년에 걸쳐 환경을 개선했습니다. 그 결과 트래포드 파크는 1000개의 기업이 입주하고 2만8299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스페인 포블레노우와 싱가포르의 탕린 홀트 역시 QWL 밸리 계획을 통해 각각 생산, 주거, 교육, 공공, 녹지공간이 공존하는 도시형 산업단지와 첨단산업 집약지로 변모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이번 ‘QWL 밸리 계획’ 추진으로 산업단지들이 청년들이 모이고 근로자들이 자부심을 갖는 공간으로 재탄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 2조원 이상의 생산유발효과와 2만명 규모의 고용유발효과를 전망하고 있습니다. QWL은 근로자의 삶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이고 국가산업 전반의 성장을 가져오는 새로운 산업단지 모델입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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