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촘스키와 푸코, 인간의 본성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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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스키와 푸코, 인간의 본성을 말하다

최근 한국 서점가를 강타한 책이 있다. 바로 ‘정의란 무엇인갗다. 미국 하버드대 철학과 교수인 마이클 샌델이 쓴 이 책은 칸트, 러셀 등 철학자의 생명에 대한 가치판단 등 꽤나 어려운 철학 개념을 담고 있다. 그럼에도 6개월 만에 59만부나 팔리며 출판계의 기린아로 떠올랐다. 가히 ‘정의 광풍’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다. 샌델 교수의 책이 발간된 이후 정의, 도덕 관련 서적이 따로 분류를 이뤄도 될 정도로 늘었다.

시대의 지성 노엄 촘스키와 미셸 푸코가 함께 쓴 이 책도 2010년 새롭게 등장한 ‘정의·도덕’ 관련 서적 가운데 하나다. 이들이 상당부분 할애하고 있는 내용이 바로 정의의 개념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세계적인 언어학자이자 사회 비판에 앞장서 온 진보적 지식인인 촘스키와 ‘광기의 역사’ ‘감시와 처벌’ 등의 명저를 남긴 철학자 푸코, 두 지성인의 1971년 네덜란드 TV토론과 인터뷰 내용을 정리했다. 당시 서구사회는 베트남전 등으로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져 있었다.

두 학자는 이 책에서 타고난 ‘본성’이라는 게 있는지, ‘정의’는 무엇인지, ‘권력’은 무엇인지 등을 두고 열띤 토론을 벌인다.

촘스키는 정의에 대해 “인간성의 바탕에 깔려있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그는 “우리가 이룩하려는 사회 혁명은 바로 정의를 달성하려는 것이고 인간의 근본적인 욕구를 실현하려는 것이며, 우리의 혁명이 단지 어떤 집단에 권력을 넘겨주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푸코는 "정의라는 개념은 특정 정칟경제 권력의 지배 수단으로서 혹은 그러한 권력에 대항하는 무기로서, 여러 다른 유형의 사회에서 발명, 유통된 개념“이라고 정반대로 설명한다.

이 책은 대화를 나누던 당시가 아닌 30년이 지난 다음에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2010년 현실 사회에 적용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내용은 어렵지만 한 번쯤 곱씹어 볼 만하다.

노엄 촘스키·미셸 푸코 지음. 이종인 옮김. 시대의 창 펴냄. 1만5000원.

이성현기자 argo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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