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패드`가 지난 17일 국내에서 첫선을 보인 후 하루 만에 예약 가입자 7만명을 넘어서는 등 인기를 끌면서 국내 태블릿PC 부품업체들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애플은 아이팟이나 아이폰과 마찬가지로 아이패드 역시 글로벌 소싱을 통해 생산하고 있다. 대부분 대만 IT업체들이 부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세계 최대 전자제품 위탁 생산업체인 중국 폭스콘이 최종적으로 아이패드를 조립ㆍ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핵심 부품이라고 할 수 있는 CPU(AP칩)를 삼성전자가 공급하고, LCD 모듈은 LG디스플레이, 리튬폴리머 2차전지는 삼성SDI가 공급하는 등 아이패드에서 국내 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예상외로 크다.
대기업만이 아니다. 애플의 까다로운 기술심사를 거쳐 주요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중소기업도 많다.
한 부품 공급업체 관계자는 "애플은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부품만을 골라 완제품을 만들고 있기 때문에 아이패드 부품 공급사로 선정됐다는 것은 그만큼 기술력과 제품 품질을 인정받았다는 뜻"이라며 "아이패드가 세계 시장에서 동시 판매되는 점을 감안하면 세계 시장 진출 가능성이 그만큼 더 커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이패드는 지난 4월 미국 시장에 처음 출시된 이후 전 세계적으로 판매량 400만여 대, 시장점유율 95%를 차지하며 세계 태블릿PC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국내 업체들 가운데는 무엇보다 LCD 모듈 분야에서 활약이 눈에 띈다. 대전에 있는 실리콘웍스(대표 한대근)는 LG디스플레이를 통해 아이패드에 영상을 구현하는 반도체 세트를 공급하고 있다. 드라이버ICㆍ티콘ㆍ전력반도체(PMIC) 등 3개 부품이 한 세트다.
실리콘웍스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이들 3가지 부품을 1개 세트로 개발한 업체가 거의 없다"며 "별개 부품이 아니라 세트로 공급해 아이패드 슬림화를 가능하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수원에 있는 우주일렉트로닉스(대표 노영백)는 메인모드에서 LCD 화면에 영상신호를 전달해 주는 부품인 초정밀 커넥터를 역시 LG디스플레이를 통해 공급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커넥터는 아이패드 화면에 각종 프로그램과 영상이 나타나게 해 주는 핵심 부품"이라며 "일본 JA, 히로세 등 세계적인 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통신기기 부품업체인 아모텍(대표 김병규)은 애플에 아이폰 시절부터 칩바리스터라는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모두 손으로 터치하다 보면 정전기가 발생해 내부 반도체 회로에 영향을 줄 수 있는데 이를 방지하는 기능을 하는 부품이 바로 칩바리스터다. 애플에 이 제품을 공급하는 업체는 일본 TDK와 국내 아모텍 2개사뿐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부터 기존 제품에 비해 4분의 1 크기로 더 작아진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며 "제품이 작아진 만큼 단가는 더 높아져 수익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핵심 부품은 아니지만 아이패드 액세서리 등을 통해 매출 증대를 기대하는 업체도 있다. 수원에 사업장을 둔 합성피혁업체인 덕원(대표 이해송)이 바로 그런 사례다. 이 회사는 아이패드 보호케이스를 만드는 중국 업체에 합성피혁 원재료를 공급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아이패드가 인기를 끌면서 보호케이스 판매도 크게 늘고 있다"며 "3분기부터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최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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