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기술예측 센터장(hyim@kistep.re.kr)
상상에 불과했던 모습이 현실화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최근 발간한 ‘2040년을 향한 대한민국의 꿈과 도전, 과학기술 미래 비전’ 보고서에서 가사로봇, 인공혈액, 우주방어시스템, 스마트 더스트(Smart dust) 등과 같은 첨단 과학기술이 30년 이내에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각국은 미래 예측을 바탕으로 자국이 바라는 미래를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래 예측은 앞으로 국가 과학기술분야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장기적 미래 지침과 같은 중요한 과제기 때문이다.
이웃나라 일본이 2007년 발간한 ‘2025년을 향한 사회 비전:S&T 예측을 기반으로 한 시나리오 논의’ 보고서에서 뇌 과학과 로봇공학을 통한 의료혁신, 도시 계획에서 환경 혁신, 다양한 사회계층 수용을 위한 커뮤니티 혁신을 전망하고 그 실현 방안으로 통신 기술과 정보인프라의 증진, 평생 교육 확대를 제안했다.
EU는 2010년 발간한 ‘유럽 2020:스마트하고 지속가능하며 포괄적인 성장을 위한 전략’ 보고서에서 지식과 혁신을 기반으로 한 경제 발전, 고효율· 친환경적일수록 경쟁력 있는 경제, 높은 고용경제 육성을 목적으로 하는 성장 전략을 제시했다.
APEC· 영국 ·그리스 등은 저탄소와 친환경 에너지,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 미래 사회로 다가갈수록 친환경적인 발전 필요성과 건강하고 행복한 삶에 대한 욕구가 점차 증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미국과 OECD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바이오테크놀로지 활용이 미래사회를 선도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미국은 2020년을 예측한 ‘글로벌 미래 매핑’ 보고서에서 나노와 바이오테크놀로지, 정보 기술과 재료 기술의 융합이 의학적 돌파구를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OECD가 2009년 발간한 ‘2030 바이오경제: 정책 의제 설계’ 보고서 역시 꾸준한 기술 진화를 가정할 때 바이오테크놀로지가 농업, 헬스 관련 응용과 더불어 산업응용에 큰 영향을 야기할 것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바이오테크놀로지가 고령화 사회 진입 대비는 물론이고 부가가치 창출로 경제부흥을 기대할 수 있는 분야라는 것이 그 이유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 노르웨이 등은 과학기술 분야에서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을 강조했다. 장기적이고 폭넓은 투자를 통한 기초과학 및 기술 분야의 역량 강화가 앞으로 다가올 미래사회의 핵심 경쟁력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신기술이 등장하고 산업과 경영 환경이 급변하는 현대사회는 달리 말하면 그만큼 ‘불확실성 시대’다. 이 시대에서 미래예측은 국가 과학기술분야의 장기적 비전일 뿐만 아니라 앞으로 인류가 풀어야 할 공통과제의 해법을 제시하는 나침반이다. 이제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미래사회를 전망하고, 국가 발전의 장기 비전과 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과제다. 과학기술 역량 강화와 미래예측 연구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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