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대 · 중소 상생협력을 통해 온실가스를 줄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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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예측불허의 기상이변이 점점 잦아지고 있다. 지난 여름 유럽·러시아·일본 등지에서는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속출했으며, 중국 간쑤성에서는 폭우로 1300여 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국내에서도 지난 9월 수도권 일대에 내린 시간당 최대 100㎜의 기습폭우로 8000여 가구가 침수피해를 입었다. 문제는 기후변화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사회는 이런 기후변화의 주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온실가스의 감축 논의를 위해 다음 달 멕시코 칸쿤에서 제16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감축의무국은 아니지만 세계 9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이며, OECD 가입국이라는 지위로 인해 국제사회로부터 어떠한 형태로든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져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다.

이에 정부는 작년 11월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20년 배출전망치(BAU) 대비 30% 감축키로 하는 국가 중기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설정·공표했다. 이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이 개발도상국에 권고한 감축범위(BAU 대비 15~30% 감축) 중 최고 수준이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제가 지난 4월 14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국내 대기업의 경우 그동안 자발적인 온실가스 감축 및 에너지 절감 노력을 통해 에너지효율이 일본 등 선진국과 대등한 수준에 도달했다. 이런 상황에서 온실가스의 추가적인 감축은 많은 부담이 되고 있다. 반면에 이들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감축여지가 많은 중소기업의 경우, 온실가스 감축이 기업 활동에 부담이 될 것을 우려해 기술개발 및 설비투자를 위한 정부지원을 희망하고 있다. 특히 지난 9월 말 지정된 470개의 관리업체 중 중소기업은 약 28%이며, 2014년까지 40%로 늘어날 전망이다.

따라서 국내 대부분의 산업분야에서 대기업과 중소 협력업체가 사슬 형태를 형성하고 있는 특성을 고려할 때,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통한 연계전략의 마련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산업계 전반에 온실가스 감축 분위기를 확산시키고, 효율적인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시의적절하게, 지난 10월 13일 정부는 녹색성장위원회 제9차 보고대회에서 ‘그린크레디트(Green Credit) 제도’ 도입을 발표했다. 그린크레디트 제도란 중소기업에 대기업의 자금과 기술을 지원해 주고, 중소기업의 온실가스 감축실적 일부를 대기업의 감축실적으로 인정해 주는 것이다. 이는 대·중소 상생협력이 강조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국내 산업계의 경쟁력을 훼손하지 않고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효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향후 정부는 그린크레디트 제도의 추진 근거 및 세부추진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우리 산업계의 역할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일본의 경우, 경제산업성에서 제도적 틀을 마련한 다음, 추진협의회는 산업계에 맡겨 대·중소 상생협력이 자율적으로 이뤄지도록 했던 것처럼,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정부가 직접 개입하는 것보다 대·중소기업이 자율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산업계에 역할을 위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의 성공적인 달성을 위해서는 이와 같은 대·중소기업 간 상호 협력과 정부의 산업계에 대한 정책지원이 체계적으로 시행돼야 할 것이다.

tjpark@korcha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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