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정상회의] 환율 조율 절반의 성공…G20정상 서울선언문 발표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주요 20개국(G20) 환율협상이 12일 서울 정상회의에서 막판 진통 끝에 시장의 결정에 따르는 환율제도를 이행하기로 합의했다. 또 환율과 함께 균형잡힌 경상수지를 유지하도록 하는 ‘예시적 가이드라인(indicative guideline)’의 수립을 내년 11월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차기 G20정상회의에서 마련키로 합의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G20 정상들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서울선언문’을 발표했다. 이 선언문에는 환율분쟁에 대응하기 위해 경주에서 합의한 시장 결정적 환율제도를 이행하는 것과 경상수지 가이드라인 마련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또 각국별 정책 이행 권고를 담은 서울 액션플랜과 개발 이슈 행동 계획을 담은 서울컨센서스가 부속서로 담긴 점은 크게 진전된 성과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서울정상회의는 그간 G20이 지향해온 세계 경제의 강하고 지속가능한 균형 성장을 위해 한층 의미있는 성과를 도출했다”면서 “가장 큰 성과는 그간의 합의사항을 ‘실천’을 위한 실질적 행동계획으로 구체화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서울액션플랜은 세계경제의 정책 방향으로서 G20 차원의 정책공조와 함께 개별국가들의 실천적인 정책약속들을 포함하고 있다”면서 “대한민국의 제안에 따라 G20에서 처음으로 개발의제를 다루게 된 것을 대단히 뜻깊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세계 경제의 앞날을 위해 G20의 더욱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상선언문에는 환율문제 뿐만 아니라 △IMF 쿼터의 6% 이상과 선진 유럽국의 이사직 2석을 신흥국으로 이전해 비중으로 높여주기로 했고 △대형 금융회사(SIFI)와 신용평가회사에 대한 규제와 감독 강화와 더불어 파생상품시장의 투명성 제고하는 한편,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을 위해 공동 위기에 처한 여러 국가에 탄력대출제도를 동시에 적용키로 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외에도 기타 반부패 척결 및 도하개발어젠다(DDA)의 조속한 타결을 촉구하고 ‘중소기업의 자금지원 혁신기금’을 설립하고 한국과 미국, 캐나다가 기금을 출연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날 G20 정상들은 일부 참석자들이 늦게 도착하면서 당초보다 약 30분 지연된 오전 9시30분부터 제 1세션 ‘세계 경제와 프레임워크Ⅱ’를 시작으로 회의를 시작했다. 정상들은 평균 한시간이 채 되지 않는 간격으로 총 5개 세션을 모두 소화해냈다. 한 참석자는 “한국의 효율성이 이번 회의에서 잘 드러났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번 결과를 내기 위해 G20 재무차관과 셰르파들은 이날 새벽 4시까지 선언문의 최종 문구를 다듬었고, 교착 상태에 빠졌던 환율 문제를 지난달 경주 G20 재무장관 합의 내용을 대체로 반영하면서 ‘시장 결정적 환율제도를 이행하되 경제 펀드멘탈이 반영될 수 있도록 환율의 유연성을 늘린다’는 수준에서 타협점해내는 데 성공했다.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은 독일 등의 반대가 강력함에 따라 IMF를 통한 경상수지 조기경보체제를 마련해 최종 합의는 내년 칸 정상회의까지로 하는 선에서 타협했다.

 지속 가능한 균형 성장을 위한 프레임워크 부문에서는 각국별 상호 평가가 이뤄짐에 따라 서울 선언 부속서인 ‘서울 액션 플랜’을 통해 각국별 재정, 물가, 통화, 경상수지 등에 대한 평가가 첨부됐다.

 G20정상들은 기자회견 이후 G20중소기업 자금지원 경진대회 시상식에 참여한 뒤 오후 6시반 특별 만찬 및 문화 행사를 마지막으로 G20서울회의와 관련된 모든 일정을 마무리한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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