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 독일, 중국 희유금속 수출 통제 대응…재활용 사업 모색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일본과 독일이 적극적인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첨단 산업 선진국으로 양국 모두 희토류 수입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희토류 자원 재활용 등 대처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11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과 독일은 전 세계 희토류 수요의 97%를 공급하는 중국이 최근 수출 쿼터를 통해 자원 통제력을 높이자 희토류 재활용 등 대응책을 서둘러 마련하려는 움직임이다.

첨단 산업의 비타민으로 불리는 희토류는 특히 독일과 일본이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자동차·전자 업종에서는 필수적인 자원이다. 독일은 매년 800억유로에 달하는 희토류를 수입하고 있으며, 일본 또한 중국의 희토류 수출량 가운데 56%를 수입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독일 내각은 지난달 희토류 공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새로운 비축 정책을 승인했고, 일본도 희토류 대체 물질 개발 및 비축 대책을 강구 중이다. 다만 희토류 자원의 재활용은 아직 상당한 비용을 수반한다는 게 가장 큰 걸림돌이다. 재활용이 채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희토류 가격이 지금보다 10배는 올라야 한다는 계산이다.

일본 컨설팅 업체 마켓리스크어드바이저리의 나오히로 니무라 파트너는 “희토류 재활용의 시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시일이 걸리겠지만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독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독일 연방 지리과학천연자원연구소의 하랄드 엘스너 지리학자는 “독일 내에서 희토류 재활용이 얼마나 가능할지는 아직 미지수”라며 “향후 5년 내 10% 정도의 재활용률을 달성하더라도 양호한 성과”라고 설명했다. 독일의 재활용률은 현재 1% 정도에 그치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현재 자국 내에 1~2곳 정도만 재활용 시설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최근 기술이 발전하면서 희토류 재활용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가능성도 엿보인다. 도쿄대 토루 오카베 교수는 최근 새로운 재활용 공정을 통해 네오다이뮴 자석에서 희토류를 분리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건강보건 업체인 모리시타진탄는 이달 초 오사카현대학과 공동으로 팔라듐과 인듐 등 희유금속을 복원할 수 있는 미생물 캡슐 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향후 5년 내 상업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 신금속학회 관계자는 “이 기술이 모든 종류의 희유금속을 복원하는 데 쓸 수 있다면 희토류 재활용에 따른 비용은 크게 낮춰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희토류 재활용 외에 또 다른 대안들도 모색 중이다. 중국에 대한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일본은 베트남·인도·카자흐스탄 등과 협약을 맺고 희토류를 포함한 광물 자원 공동 개발을 추진키로 했다. 독일 또한 희토류 금속 생산국들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희토류 자원의 개발·보존을 위한 천연자원 광물회사를 설립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한편 중국이 희토류 자원의 수출 통제를 강화하면서 최근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자 전 세계 경제에도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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