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민군 과학기술 협력사업 물꼬튼다

‘공기 중의 습기를 마시는 물로 바꿀 수 있는 기술을 군에 적용하면 어떻게 될까?’

앞으로 정부 출연연구소가 연구중인 다양한 과학기술을 민군 협력 작업을 통해 군사부문에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될 전망이다.

9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 따르면 최근 육해공군 고위간부 40여명과 함께 가진 간담회에서 KIST는 국방부로부터 직접 과제를 받아 수행하는 민군 과학기술 협력사업 방안을 제안했다. 이 자리에서 KIST는 현재 진행 중인 연구기술 가운데 군의 활용가치가 높은 기술을 소개하고, 구체적인 협력 연구 방안도 제시했다.

특히 공기 중의 습기를 모아 물로 전환하는 기술은 물을 구하기 힘든 야전 상황에서 군의 활용도가 높다는 분석이다. 또 태양광으로 전기를 발생시키는 이동용 발전기 역시 전자장치가 많은 현대전에 긴요한 기술이 될 전망이다. 흙탕물을 마실 수 있는 생수로 전환하는 대량정수시스템도 소개됐다.

이와 함께 KIST는 공동연구를 위한 기초 작업으로 KIST 내 아파트 1채를 제공, 육해공 중 중령, 대령급 연구 인력 3명을 1년간 상주시키는 방안을 제안했다. 군 전문가들이 KIST의 연구 분야 가운데 군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직접 검토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국방 분야 과학기술 연구개발을 위해 지난 8월에 출범한 KIST 국방과학기술기획단에는 이미 군 소속 관계자들이 소속돼 연구 작업을 진행 중이다.

김용환 KIST 정책기획본부장은 “KIST가 44년간 축적한 기술역량을 국방연구에 접목한다면 국가적 차원의 막대한 시너지가 생길 것”이라며 “우선 군과 민간연구 간 서로가 어떤 기술이 필요하고, 교류할 수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KIST는 조만간 국방부 주관으로 민군 과학기술협력 세미나를 개최, 세부적인 협력체계 구축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국내 한 출연연 관계자는 “미국이나 인도, 이스라엘 등의 국가는 국방부가 직접 톱다운 방식으로 필요한 기술을 출연연에서 개발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며 “이를 통해 정부출연연구소가 축적한 연구역량을 국방연구개발에 활용, 민군 과학기술 개발의 중복투자 문제점 해소하고 국방기술 개발역량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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