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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하루가 멀다 하고 여러 신문에 ‘종합편성 방송채널사용사업자’와 ‘보도전문 방송채널사용사업자’라는 단어가 등장했습니다. ‘종편채널’이나 ‘보도채널’이라고 줄여 부르기도 하고, 두 채널 간 상대적인 규모 차이 때문인지 ‘종편’이라는 말이 귀에 더 빨리 닿는 것 같기도 해요. 최근 이 말이 자주 들리는 것은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올해 안에 새로운 종합편성·보도전문 방송채널을 선정할 계획이기 때문입니다. 방통위는 방송 관련 규칙과 규정에 따라 개별 방송사업자의 행위가 일정한 한도를 넘지 못하게 막는 곳이죠. 지금 누구에게 새 채널을 줘야 좋을지를 심사할 기준을 만드느라 매우 바쁩니다. 이를 두고 “심사 일정을 늦추라”는 목소리가 분출하는 등 진통도 상당한데요, 도대체 종합편성·보도전문 방송채널이란 게 무엇이고, 왜 새로 만들려 하는지 등을 알아보겠습니다.
Q:종합편성·보도전문 방송채널사용사업자라는 게 뭐죠?
A:먼저 방송채널사용사업자부터 알아보는 게 좋겠네요. ‘프로그램 프로바이더(PP:Program Provider)’라는 말을 이해하기 쉽게 옮기다 보니 조금 길어졌습니다. 간단히는 방송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사업자를 뜻하죠. 주로 케이블TV사업자와 위성방송사업자처럼 시청자에게 방송을 중계하는 설비를 갖춘 사업자(SO:System Operator)로부터 전용 채널을 받아 방송을 합니다. 이 가운데 종합편성 방송채널은 뉴스·드라마·교양·오락·스포츠 등 거의 모든 분야를 다뤄요. 보도전문 방송채널은 전체 방송 시간 가운데 80% 이상을 뉴스를 전하는 프로그램으로 채워야 하죠. 두 방송채널사용사업자 모두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커 아무에게나 사업을 허락하지 않고, 방통위가 심사숙고한 뒤 ‘승인’해줍니다.
Q:요즘 제가 보는 TV에도 종합편성·보도전문 방송채널이 있나요?
A:네, 있어요. MBC, SBS, KBS 등이 종합편성 방송채널사용사업자죠. 시청자에게 거의 모든 분야의 방송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는 대신, 보도·교양·오락물을 조화롭게 짜야(편성) 합니다. 특히 TV와 라디오 방송프로그램의 경우에는 각 채널마다 ‘오락물’이 방송하는 전체 시간의 50%(월 단위 기준)를 넘지 않아야 하죠. 보도전문 방송채널사용사업자로는 YTN과 mbn이 있습니다. 두 사업자는 매월 전체 방송시간의 80% 이상을 보도 프로그램으로 채워야 해요. 한국경제TV, 이데일리TV 등은 일반 ‘등록’ 대상 방송채널이기 때문에 경제·증권 정보를 담은 프로그램을 주로 편성합니다. 한때 방통위가 일반 등록 대상 방송채널사용사업자가 보도물과 비슷한 프로그램을 방송하지 못하게 막는 것을 검토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방송채널사용사업자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억누를 수 있다는 우려를 낳자 그냥 검토만 하고 접었답니다.
Q:MBC, SBS, KBS, EBS 뿐만 아니라 케이블TV 등에 이미 시청할 수 있는 채널이 많은데 왜 새로운 종합편성·보도전문 방송채널을 더 만드나요?
A: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국제 경쟁력을 갖춘 미디어 기업이 탄생할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신문사와 대기업의 방송사업 진출을 허용했어요. 예전엔 신문사와 대기업은 MBC·SBS와 같은 지상파방송사업자에게 돈을 투자하거나 따로 종합편성·보도전문 방송채널사용사업을 할 수 없었죠. 여론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신문사와 특정 상품 판매에 이바지할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대기업이 파급력 큰 방송사업을 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는 데 시민의 뜻이 모였거든요.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시각은 이와 달랐죠. 신문사와 대기업이 방송채널사용사업을 새로 시작하면 옛 방송채널들과 경쟁하면서 전체 방송시장을 키울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방송시장에서 새로운 채널이 등장할 여유가 없어 국제 경쟁력을 갖춘 미디어 기업이 탄생할 여력이 없다는 지적이 많았어요. 새로운 종합편성·보도전문 방송채널이 국제적인 미디어 기업으로 성장할지, 실패할지는 그리 멀지 않은 시간 안에 자연스럽게 입증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