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씨 돈 보따리 좀 푸세요"

애플, 현금 510억달러 쌓아놓고…

애플 투자자가 `돼지저금통을 깨는 수준`인 이익분배율 0.75%를 돌려받는 데 그쳤다고 블룸버그가 3일 비꼬았다.

현금을 무려 510억달러(약 56조5900억원)나 쌓아둔 애플이 너무 야박한 것 아니냐는 것. 지난주에 나온 결산결과에 따르면 애플의 지난 회계연도 이익분배율이 0.75%에 그쳤는데, 이는 미국의 전형적인 예금계좌 수익치보다 낮다.

몇몇 투자자는 아예 “스티브 잡스가 그 돈(0.75% 배당금)을 더 나은 곳에 썼어야 했다”며 볼멘소리를 냈다.

잡스는 지난달 이와 관련해 “애플은 매우 좋은 현금 지출 궤적을 가졌다”면서 “현금 보유고를 유지하는 것은 이익 배당이나 주식을 되사는 것보다 더 나은 `전략적 기회`”라고 말했다. 51억달러에 달하는 현금을 계속 붙들고 있겠다는 뜻으로 읽혔다.

하지만 몇몇 주주는 애플의 현금 축적이 지나친 것으로 보았다. 한마디로 말해 과잉이라는 것. 특히 큰 기업을 인수하거나 웃돈을 주고 사들인 업체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회계연도 대차대조표에 현금이 170억달러나 더 쌓인 상황을 주시했다. 애플의 지난 회계연도 결산결과가 나오기 전에도 “애플의 현금 보유 수준이 과도하다”거나 “세계에서 가장 편안한 직업이 애플의 재무담당최고임원”이라는 지적과 비꼼이 비등했다.

애플은 그러나 아직 돈 보따리를 풀 생각이 없는 듯하다. 이를 두고 스티브 잡스의 건강 문제에 연계한 해석(소심한 투자)까지 분출하는 가운데 신제품을 개발하거나 핵심 기술과 개발자를 확보하는 데 쓸 돈으로 축적한 것이라는 분석에 수렴되는 경향이다. 따라서 돈을 쓰기는 하되 당분간 큰 기업을 인수하는 것과 같은 모험을 감행하지 않을 것으로 해석됐다. 특히 더 많은 이익배당을 바라는 투자자에게 당장 `돈 비`가 내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였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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