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게 `콘텐츠의 힘!`

미국 뉴욕의 케이블TV사업자 케이블비전시스템스가 뉴스콥의 폭스에 두 손을 들었다. 폭스가 보유한 미 프로야구 최종전(월드시리즈)과 미식축구 등 인기 TV 프로그램에 항복한 셈이다.

1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케이블비전과 폭스가 오랜 `암전(Blackout)` 다툼을 끝내기로 합의했다. 두 회사 간 주요 TV 프로그램 전송료 갈등에서 케이블비전이 폭스의 요구를 들어주기로 한 게 컸다. 2주일째 프로야구 월드시리즈와 미식축구팀 `뉴욕 자이언츠`의 경기를 볼 수 없었던(암전) 케이블비전 가입자에게도 반가운 소식이 됐다.

이번 합의는 폭스가 올 미국 프로야구 최종전(월드시리즈) 제3 게임을 앞둔 시점에 결정돼 인기 TV 프로그램의 힘을 실감할 수 있게 했다. 케이블비전이 “폭스 프로그램이 돌아왔어요”라고 가입자에게 따로 고지했을 정도였다.

뉴욕에서 케이블비전을 통해 TV를 보는 300만여 시청자는 이미 프로야구 월드시리즈 1 · 2차전과 내셔널리그 챔피언 결정전 7게임을 보지 못했다. 미식축구팀 `뉴욕 자이언츠`의 경기를 보지 못한 것도 큰 상실이었다. 폭스가 케이블비전과 벌인 프로그램 전송료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자 인기 스포츠 중계 프로그램에 암전 조치를 했던 것이다.

케이블비전과 폭스는 우선 뉴욕에 방송되는 `폭스 5`와 `마이(My)9`, 필라델피아 지역의 `폭스 29`, 케이블TV 채널인 `폭스 디포츠`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 `냇 지오 와일드` 등에 걸쳐 전송료 협상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케이블비전이 여전히 불만을 제기하고 있어 안정적인 TV 프로그램 전송체계를 확립하지 못해 주목됐다. 케이블비전은 폭스에 지급할 프로그램 전송료를 여전히 `블공평한 가격`으로 인식해 불평을 토로했다. 특히 TV 프로그램 전송료 규제와 관련해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의미 있는 규제가 결여됐다”는 입장이다.

케이블비전은 “(프로그램 가격) 제안을 받아들이거나 그럴 수 없으면 떠나라(take it or leave it)”는 폭스의 전략에 맞닥뜨리자 FCC에 중재를 요청했다. 제임스 돌란 케이블비전 최고경영자(CEO)가 미 프로야구 월드시리즈 개막 하루 전날 밤 율리우스 게나촙스키 FCC 위원장에게 공개편지를 보내 면담을 요청할 정도로 급했다. FCC는 이에 “곡예(스턴트)를 멈추고 (폭스와) 협상을 시작하라”고 케이블비전에 응답해 제임스 돌란의 편지를 무색하게 했다. FCC의 선택(권고)은 뉴욕 지역 TV 시청자의 시청권을 보장하기 위한 결정으로 읽혔다.

이날 케이블비전을 비롯한 케이블TV사업자가 뉴스콥, CBS, 월트디즈니 등 여러 지상파 방송사업자에게 항복한 셈이라는 해석이 줄을 이었다. 케이블비전 시청자의 암전 기간을

한편 케이블비전을 비롯한 주요 케이블TV사업자들은 암전 기간을 포함한 1년여간 뉴스콥에 광고 관련 비용으로 7000만달러 이상을 지급했다. 뉴스콥은 이에 1억5000만달러 이상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케이블TV업계가 이 요구를 얼마나 받아들였을지 알려지지 않았으나 뉴스콥에 유익한 결론이 났을 것으로 보였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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