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은 지난 2007년부터 3단계로 나누어 테스트자동화시스템(TAS)을 구축, 최근 완료했다. 제한된 시간 안에 신규 상품을 출시해야 하는 금융업에선 상품개발 시간을 단축하고 오류 발생을 줄일 수 있어 TAS에 관심이 높다.
◇가상주변장비 등 신기술 접목=4년 전 국민은행 내부에서 처음 TAS 구축 제안이 나왔을 땐 회의적인 반응이 많았다. 은행 거래 업무는 단순히 화면에 데이터를 입력하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비밀번호 입력과 책임자 승인 등 복잡한 중간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또 프로젝트 준비 당시 국내엔 자동화 기술에 대한 검증과 구축 사례가 전무했다.
국민은행은 먼저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필요한 요소 기술을 정리하고 시스템이 처음 생각했던 개념대로 작동하는지 시험한 것이다.
2007년 3월부터 4개월간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같은 해 7월 임직원 앞에서 시연된 TAS 파일럿 시스템은 상품개발 테스트 과정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국민은행은 이를 통해 테스트자동화엔진(TAE) 기술에 대해 확신할 수 있었다. TAE는 사전에 정의된 테스트 시나리오에 따라 시스템이 자동적으로 테스트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주는 TAS의 핵심 기능이다.
국민은행은 지점장이나 팀장의 승인이 필요한 거래는 미리 시스템에 승인 리스트를 등록해 둠으로써 테스트에서 사람의 개입을 없앴다. 비밀번호 역시 사전 등록을 통해 고객이 입력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내게 했다.
여기엔 가상주변장비(Virtual Peripheral Device) 기술이 사용됐다. 가상주변장비는 임베디드 하드웨어 기반으로 개발된 가상화 시뮬레이터다. 비밀번호 입력장치인 핀 패드, 통장 프린터 등 단말 주변장비를 가상장비 형태로 제공해 통장 인쇄와 비밀번호 입력 등이 자동으로 수행되게 한다.
그 결과를 이미지로 조회할 수 있게 함으로써 테스트가 물 흐르듯 진행되게 했다. 국민은행이 구현한 임베디드 TAS 기술과 TAE는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올해 특허를 획득했다.
◇은행 전 업무 위한 4단계 프로젝트 추진=국민은행의 TAS 구축 프로젝트는 2007년부터 3단계에 걸쳐 진행됐다. 1단계에서는 사용자환경(UI) 테스트 자동화와 테스트 자동화 엔진, 통계보고서를 구현하는 데 주력했다.
2008년 5월부터 7개월간 진행된 2단계는 국민은행 차세대시스템을 위한 TAS를 구축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차세대시스템의 업무 범위가 대폭 넓여졌기 때문에 TAS 역시 관리 대상이 되는 전 업무로 개발이 확대됐다.
2단계에서는 멀티채널인터페이스(MCI)의 전문을 테스트할 수 있는 환경을 구현한 것이 큰 특징이다. UI 형태로 테스트하지 않고 백엔드의 로직만 바꿔주는 경우엔 전문만 테스트하면 된다. 따라서 필요한 기능에 맞춰 선별적인 테스트를 할 수 있게 됐다.
2단계 TAS는 지난 2월 오픈한 차세대 프로젝트 테스트에 성공적으로 활용돼 기능 검증을 마쳤다. 손형국 국민은행 IT기획부 팀장은 “TAS를 통해 프로젝트와 안정화 기간을 단축하고 프로그램 완성도도 높였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부터 9월까지 진행된 3단계에서는 대외기관과 제휴업체의 효율적인 테스트 수행과 지원을 위한 TAS 기업애플리케이션통합(EAI) 구축이 진행됐다.
국민은행은 내년에 TAS 4단계 업그레이드를 진행할 계획이다. 손 팀장은 “현재 금융 단말 테스트 분야에 활용 중인 TAS를 인터넷 뱅킹과 같은 웹 업무와, 은행 서버가 지원 중인 전 업무 분야에 활용 가능하게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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