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있는 콘덴서 업체들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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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덴서 기업들의 `변신`이 두드러지고 있다. 30~40년 이상의 업력을 자랑하며 세트업체를 보조하는 역할을 묵묵히 수행해온 중견 콘덴서 업체들이 올해부터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 성숙기에 접어든 가전, TV 콘덴서 시장에서 벗어나 발전소 및 전기차 등 그린IT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아예 전방산업으로 진출해 모듈 사업을 시작한 업체도 생겼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콘덴서 업체들이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전력 및 발전소용 대형 콘덴서, 전기차용 콘덴서 시장 진입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콘덴서 전문업체인 삼화콘덴서는 최근 발전소에 충전지로 사용되는 스마트그리드용 고출력 슈퍼 콘덴서 개발에 성공했다. 첨단 부품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시장 진출에 이은 또 다른 쾌거다. 삼화콘덴서가 개발한 슈퍼 콘덴서는 순간적인 고출력에도 안정적으로 반응해 스마트그리드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삼화콘덴서는 MLCC, 전력용 고출력 콘덴서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장기간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가전용 콘덴서를 주로 생산해온 뉴인텍은 자동차, 발전소용 콘덴서 개발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했다. 뉴인텍은 YF쏘나타, K5 등 국산 하이브리드카에 콘덴서를 공급하고 있으며, 발전소용 콘덴서 매출도 하반기 들어 점차 늘고 있다. 이 업체는 콘덴서 핵심 소재인 증착필름을 직접 생산하고 있는데, 콘덴서 시장이 다변화되면서 증착 필름 매출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자동차 및 발전소 콘덴서 시장은 아직 초기에 불과해 공급 물량이 많지 않지만, 판매가가 10만~100만원 수준에 달한다. 또 TV, 가전용 콘덴서에 비해 높은 수준의 기술력이 필요하고, 신뢰성 검증 기간도 길어 초기 시장 선점효과가 크다.

성호전자는 필름형 콘덴서를 주로 생산하다 전방 시장인 TV 전원공급장치(PSU)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콘덴서, 히트싱크, 하네스 등 주요 부품을 자체 생산해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필코전자가 독점으로 공급하고 있는 박스형 콘덴서도 자체 생산에 성공해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성호전자는 올해 초 월 500만개 수준에 불과하던 박스형 콘덴서 생산 규모가 월 3000만개 수준으로 증가했다.

TV용 PSU에 이어 프린터 · 셋톱박스 ·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PSU 시장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박환우 성호전자 사장은 “기존 콘덴서 시장은 안정적인 매출을 창출할 수 있지만,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면서 “전기차 및 발전기용 콘덴서 등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거나 아예 전방산업으로 진출하는 게 국내 콘덴서 업계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표> 주요 콘덴서 업체 올해 실적 추이(단위 : 억원)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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